“한의학 교육 ‘중심’을 바로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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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교육 ‘중심’을 바로 세우겠다”
  • 승인 2011.03.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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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재 기자

박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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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 남 일 전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장

“한의학 교육 ‘중심’을 바로 세우겠다”
대학 간 조율, 공동목표 설립 등 앞장설 것

한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전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는 한의학교육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한의학 미래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일 취임한 김남일(49) 학장협의회장(경희대 한의대 학장)을 만나 향후의 활동방향을 들어보았다.

전국 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취임 소감은?


부족한 사람이 과중한 임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 한의계 중심에서 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스스로 무능함을 핑계 삼아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의계는 지금 대변혁의 시기다. 또한 숨 쉴 기운마저 없을 만큼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누군가는 원기를 보충하고,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장협의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학장이나 교수의 학문적 성향, 교육과정, 치료와 임상 간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조율하는 것이 일차적인 역할이다. 또한 여러 기관에 의해 평가를 강요받는 상황에서도 평가 위주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대로 된 한의학 교육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한의학 중심의 교육, 임상 등이 이뤄지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한의계 내부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의 학장협의회의 활약이 부진하고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말도 나온다.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11개 대학이 모인 단체라서 확실한 조율이 어려운 태생적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한의과 교육을 주관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교육과 연구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활성화 방안으로 토론회 등을 통해 한의협, 한의학회, 교육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회원 모두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한의학 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수차례 제기돼 왔다. 하지만 발전적인 변화의 모습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역사적으로 이미 지난 상황에 대해 각 학회나 교수, 연구자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제대로 된 철학 없이 선배들의 교육을 그대로 답습해온 것이 문제다. 한의학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부분을 과감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 한의과 관련 과목의 유기적 재편도 고려해야 한다. 진단기기, 의료기기 사용교육 등 실용적인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대학과의 융화와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는가?
융화와 소통은 한의계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수 권한에 의해 진행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우리나라 한의학이 나아갈 방향과 당면문제의 해결에 대한 충분한 토의가 필요하다. 미래의 한·중 FTA 등 의료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치적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그동안 잘 안 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한의학자로서 신념이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한국 한의학이 한의계 중심에 서야 한다. 연구자, 교육자, 학생이 모두 한국 한의학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의학은 수천 년을 독자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온 우리 고유의 것이다. 중의학이나 일본의학, 서양의학은 한국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에 불과하다. 한의학은 오장육부를 중시하고 내상허로를 중심으로 하는 잡병 위주의 의학체계다. 중심에 있는 의서로는 「동의수세보원」 「동의보감」을 들 수 있다. 반면, 중의학은 외감병 중심의학으로 위기영혈변증을 중시한다. 「향약집성방」 「의방유취」가 중국 책을 모방했다고 하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이는 한국적 이론체계로 전체를 구성해낸 것으로 한국인에 적합한 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한 노력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앞으로 회를 이끌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싶은 부분은?
회장이 됐다고 해서 대단한 권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마다 입장, 상황, 각각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대학의 입장을 살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서로 도와주고,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는 그런 협의회를 만들겠다.

박형재 기자

▲약력 :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원대 한의대 강사, 경희대 한의학 박사(의사학), 경희대 한의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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