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에 희망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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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에 희망이 보였다”
  • 승인 2011.03.17 19: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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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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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Toulous Made in Asia Festival : 한국’을 다녀와서(3)

툴루즈 의학 박물관(muse d’Histoire de la Mdecine de Toulouse)

이번 프랑스 출장에서 재미있었던 일 중 하나로 신기한 인연을 들 수 있다. 매일 아침 우리는 호텔 앞 광장에 펼쳐진 의학 관련 자료를 찾아 다녔는데, 어느 날 같은 자료를 두고 한 프랑스인과 안상우 교수님이 함께 마주친 적이 있었다.

전문가는 전문가를 알아보는 걸까? 한발 늦게 책을 골랐던 교수님은 그 프랑스인이 책에서 손을 떼기만을 기다렸지만, 예상했던 대로 그는 책 위에 얹은 손을 떼지 않은 채 다른 책들을 고를 뿐이었다.

그와의 인연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시장에서 도서뿐 아니라 프랑스에서 사용한 오래된 약병과 같은 물품도 찾아 헤매었다. 그런데 그의 손에 우리가 찾던 약병이 들려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 약병은 ‘Aconitum’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곧 ‘附子’를 담았던 병이었다.

이에 교수님은 그에게 그 약병을 팔 것을 제안했고, 여러 차례 흥정 끝에 교수님은 간신히 그 약병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툴루즈의학박물관을 관리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우리는 계획에 없었던 툴루즈 의학사 박물관을 참관할 수 있었고, 과거 툴루즈에서 행해졌던 의료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다.

컨퍼런스

이날 저녁에는 툴루즈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한의학을 소개하는 컨퍼런스가 시민들을 위한 강당인 ‘Salle du Snchal’에서 열렸다. 컨퍼런스의 패널로는 김용석(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이상훈(한국한의학연구원), 그리고 이태형(한국의사학회, 필자) 세 명이 있었다.

처음에 이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예상했던 참석 인원은 100명 정도였다. 그런데 정작 행사를 시작하고 보니 250명이 넘는 인원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심지어 자리가 없어 강당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고 하니, 프랑스인들의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알 수 있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사상의학, 사암침법, 「동의보감」 등 3가지 주제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모두 한국의 한의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의 한의학을 소개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사상의학 발표에서는 청중들이 스스로 본인의 체질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사암침법 발표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시행된 연구결과를 사진 및 동영상 자료로 제공하여 보다 전문적인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동의보감」 발표의 경우, 서문에 기초하여 「동의보감」의 특징을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다.

프랑스 출장을 마치고

이번 프랑스 출장을 마치며 가장 크게 든 생각은 한의학 접근 방법의 다양성에 대한 것이었다. 현재 한국의 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연구는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한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SCI급 논문을 작성해야 하기에 한의학의 인문학적 배경에 비교적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프랑스의 대중들은 한의학을 문화의 한 요소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그들에게 한의학은 한국 문화를 알 수 있는 한 방법이었으며,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의학체계가 실지로 임상에 적용되는 것을 보며 기뻐하였다.

만약에 한의학에 System atic Review나 RCT와 같은 소위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될 수 없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면, 우리들은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에 인문학적 연구를 통해 한의학 속에 담겨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현대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다면, 우리는 한의학 연구를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프랑스 출장은 나에게 한의학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해 주었다.

<끝>

이태형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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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2011-03-25 23:53:54
간호대를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한 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던 80년대 말-2000년대 초 정도에는 그런 꿈을 일부에서 꾸었다고 들었지만.
우수한 학생 바보 만들어 내보내는 교육이나 하다가 음양오행이나 찾다가 이제는 간호대 수준 학생들이 들어오는 지경까지 되었는데 미래의학을 만들 능력이 될까요?
아마 올해 입학생이 졸업할 때 쯤에는 동네 마사지숍 마사지사 정도로 아니면 의사 시다 역할로 굳어질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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