腹治醫學會 겨울합숙 MT를 다녀와서(1)
상태바
腹治醫學會 겨울합숙 MT를 다녀와서(1)
  • 승인 2011.03.03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태영

김태영

contributor@http://


“새롭게 접하는 개념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말고사가 끝나는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황금보다도 소중한 겨울방학 기간이다. 이 기간 중에 학생들은 학기 중에 못했던 자기가 하고 싶던 공부를 하거나 학회, 동아리 등의 합숙을 가거나, 아니면 학기 중에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러 부모님 집에 가서 빈둥빈둥 잉여(?)생활을 즐길 때이다. 내 경우는 평소에 만나보지 못한 친구들이나 선후배들과 주로 어울리며 바삐 지냈다.

현재 세명대 腹治醫學會 회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학회에 가입해서 활동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腹治醫學會의 겨울합숙은 처음 참가하는 터라 신입 회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학기 중에는 교육이사님한테 스터디를 받은 선배 복치학회 학생들이 고방에 관한 처방 및 腹診에 대해 아래 학년에게 스터디를 해주었는데, 이번 겨울합숙에서는 복치의학회 부회장님 및 교육이사님들에게 직접 강의를 듣고 腹診 실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기대를 많이 하였다.

드디어 2월 10일(목) 오후, 겨울합숙 장소인 대전 갑사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각 학교에서 참가자들이 속속들이 도착했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계룡산 산중에 조용하게 유스호스텔 및 주변 여관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날씨는 꽤 추웠다.

짐을 풀고 3시부터 고법의 개요, 腹診의 실제 및 한의학의 미래 등에 대한 강의로 일과를 시작했고, 합숙에 참가한 180여 명의 한의대 학생들은 기존의 한의학과는 많이 다른 腹治醫學에 대해서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古方 운용의 기준이 되고 法이 되는 古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 강의에서 古法이란 ‘萬病을 야기한 一毒과 所在와 治法을 파악하고, 腹候와 外證의 徵으로부터 단서약물을 알아내어, 古方을 선방해서 투약하는 용약법’이라고 하였다.

古方에 눈뜨다

대부분 처음 접하게 된 개념이라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분명한 건 지금까지 배워온 陰陽五行, 相生相剋, 臟腑論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었다.

본초의 효능에 있어서는 ‘萬病은 오직 하나의 毒에서 비롯된다. 모든 약은 다 毒物이다. 藥毒으로 病毒을 功하여 病毒이 제거되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다’라고 표현하여 藥으로 病毒을 공격한다고 하였다. 이 역시 본초학 시간에 배운 본초 개념과 다른 점이다.

왜냐하면 본초는 五臟과 元氣를 補하거나 津液과 血을 補하고 精氣를 수렴시키는 그러한 것으로 배우고 공부하였기 때문이다. 머릿속 생각들이 뒤엉켜 혼란스러웠는데 강사님도 이런 학생들의 마음을 아시는지 기본적인 것들을 설명하시고 바로 치험례를 보여주시며 설명해주셨다.

치험례는 疼痛疾患에 대한 것들이고 대부분 통증이 심해서 진통제를 복용하며 생활하거나 심지어 진통제가 듣지 않을 정도의 통증을 가지고 있었다. 치험례를 보며 두 가지 방면에서 놀라게 되었다. 하나는 통증을 치료할 때의 主藥이 麻黃, 附子, 甘遂라는 것이다. 한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이 약이 무시무시한 효과를 갖고 있고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甘遂와 같은 약은, 그 약이 들어간 처방도 몇 개 없을 뿐더러 그 처방을 어떻게 써야한다는 것을 보고 들은 적이 없는데, 통증질환에서 甘遂之劑의 빈도는 높았으며 그 효과는 정말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질적이고 중한 병은 독한 약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것이 ‘藥毒으로 病毒을 功한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藥毒을 쓰는 사람’

“우리는 藥毒을 쓰는 사람이다. 藥은 毒이고 그 藥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이것은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수술에 임하는 외과의사와 같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이며 의사이다.”

강사님의 이 말에 예비 의료인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를 놀라게 한 또 다른 점은 陰陽五行 없이도 명확한 기준으로 처방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학한 이래 陰陽五行과 「黃帝內經」을 공부하고 방제학을 배워도 직접 환자를 보면 객관적으로 辨證을 하고 처방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한의학은 어려운 것이고 陰陽五行과 臟腑辨證만이 한약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법을 가지고 外證과 腹診으로 단서약물을 찾아서 선방하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계속>

김태영 / 세명대 한의대 본 2, 세명대 복치의학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