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회장 선출방식에 대한 토론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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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회장 선출방식에 대한 토론을 보며
  • 승인 2011.02.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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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

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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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선출방식을 두고 게시판마다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매년 중앙대의원총회 때마다 한의협 회장 선출방식에 대해 토론과 투표를 했었지만, 이번 토론은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의견을 확인한 자료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직접선거라고 한다. 내 조직의 대표를 내 손으로 뽑는 것이 기초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 조직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대표자를 선출하자는 것이 직선제 주장의 이유이다.

그러나 직선제 요구의 현실적인 이유는, 한의협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의사결정과 업무추진과정이 일반 회원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넓게 확산된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즉 내 손으로 직접 뽑지 않고 간선제를 통해 뽑힌 회장이 미덥지 못하므로, 내 손으로 회장을 선출하여야 그나마 후회가 덜 하지 않겠느냐는 정서인 듯하다.

만약 간선제 회장이라도 전 회원들의 마음에 흡족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면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지금처럼 많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의 업무처리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회장 소환이나 선출 당시의 투표율이나 지지율을 가지고 또 한번 논란이 벌어지지 않을까? 실제 직선제 선거가 실시되면 더 높아지리라 생각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의 참여율(응답률)이 30%대에 머물고 있고, 전 연령층에 걸쳐 50%를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결국 한의협 집행부의 의사결정과 업무추진 능력이 모든 사안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한다. 일단 이런 사연을 현 집행부가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란다.

한편 직선제와 간선제를 구체적으로 비교한 자료가 많지 않아 아쉽다. 선거관리며 선거과정의 비용 문제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는 예산이 너무 소모된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중요한 결정이기에 여러 방면에서 되도록 상세한 비교 검토를 먼저 해야 하고, 여러 회원들이 스스로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와 관련된 자료가 제시되기를 바란다.

토론 당사자들은 서로 자기 쪽에 유리한 자료를 내놓겠지만, 한의계 언론에서 이들 자료를 취합하여 평가를 해주면 좋겠고, 평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러한 자료라도 공개되기를 바란다. 어떤 이는 비용과 부작용을 염려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선택을 하고자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쉬운 것은, 협회장 선출방식 토론과정이 일종의 투쟁이나 대결 양상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쪽 의견에 반대하는 자들은 무조건 투쟁의 대상이며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보기에 좋은 일은 아니다.

설득과 이해를 구해야 하는 일에 싸움과 협박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한의계의 현안들이 토론 주제로 오를 때마다 설득과 이해의 토론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해야 할 싸움은,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밖에 있기 때문이다.

정재연 대전 매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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