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21세기 한의원과 한의학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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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21세기 한의원과 한의학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 승인 2011.02.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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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승

장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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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한약·침구·한의원’ 떠올리는 이미지 만들자

소비자 인지도 회복 위한 ‘좋은 광고’ 절실

최근 기업 실적 중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올 1월 대웅제약 우루사의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었는데, 2010년 월 매출액 18억원과 비교할 때 67% 신장했다는 결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를 광고의 효과로 보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차두리 광고’ 효과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 노래가 반복되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말이다.

일반의약품에서 ‘비타500’이나 ‘박카스’같이 광고로 성공한 경우는 너무나 많다. 심지어 요즘 종합편성채널사업자의 특혜시비가 벌어질 때 전문의약품 광고(안)까지 나오고 있으니 의료분야에서 마케팅시장은 앞으로 더 커지고 치열한 싸움판이 될 것은 확실하다.

한의계와 관련되어 비교적 근래 성공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동의보감과 허준 드라마’, ‘신토불이’, ‘함소아한의원 증류한약’ 정도이다.

「동의보감」이라는 소설과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만든 이미지가 80∼90년대 한의학을 지탱해왔고 같은 시기 농협 등에서 만든 ‘신토불이’라는 구호가 같이 맞물리면서 한의학과 한방의료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물론 둘 다 한의사나 한의사협회가 만든 것은 아니다.

함소아한의원의 경우는 한의사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증류한약이 주는 제형변화가능성, 전문성 표방 등은 소비자 인식변화를 가져왔고, 이후 한의계에도 프렌차이즈화가 가능하게 해준 성과는 있었다. 다만 증류한약 자체의 한계와 지속적인 발전 원동력이 부족한 상태 때문에 2010년 들어와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지 구축이라는 것은 한의계의 고질적인 교육, 연구 등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물론 전혀 없는 이미지를 만들 수는 없다. 그렇지만 획기적인 모토 하나만 가지고도 소비자 인지도가 바뀌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올레’, ‘쿡’, ‘쇼’같은 간단한 단어로 선전을 하는 것도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인 것이다.

2000년 들어서 전체 한의계를 대표할만한 로고나 이미지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소비자들에게 한의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도 거의 없다. 한의학의 효과나 효능의 문제 이전에 인지도가 사라지는 것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적어도 3가지에 대한 이미지가 필요하다. 한약에 대한 이미지, 침구치료에 대한 이미지, 한의원에 대한 이미지가 그것이다.

한약에 대한 이미지는 악의적인 보도나 의사의 비방으로 많이 훼손된 상태다. 또한 ‘신토불이’라는 이미지가 부메랑이 돼서 오히려 수입산 약재 사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으로 정책과 실제 현실에서도 한의원에서 쓰는 한약은 규격품이고 안전하며 국가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문구나 이미지가 절실하다.

침구치료에 대한 이미지는 최대한 전문성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의사, 돌팔이의 침구 시술을 100% 막기 힘든 상황에서 침구치료에 대한 전문성을 부각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의 핵심기술인 침구치료를 지키기 힘들 수 있다.

실제로도 대학과 보수교육에서 침구교육을 더 강화시키는 제도가 필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침구교육의 장점과 전문성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의원 전체의 이미지는 훨씬 더 어렵긴 하다. 이미 너무 분화가 많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의사의 진찰이 의사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는 핵심적 차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 인체를 전체를 본다는 점과 개인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유전자를 이용한 ‘맞춤의학’이라는 용어를 양방이 이미 선점하고 있지만, 증상이나 체질에 따른 진정한 맞춤의학인 한국 한의학의 특성은 충분히 경쟁력 있다.

한의협이 이런 홍보전략을 전문 광고업체와 결합한다면 한의계를 알릴 좋은 광고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직선제로 시끄러운 한의협과 대의원총회이지만 이런 실질적인 논의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장욱승 남양주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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