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 강영건 경기 주행 광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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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강영건 경기 주행 광명한의원 원장
  • 승인 2011.02.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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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선 기자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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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접근성 떨어진 오지·분쟁 지역 구호활동

“응급구호에 한·양방 각각의 전문적 역할 있다”

응급구호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가장 신속하게 현장에 접근해서 가장 빨리 도움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긴급의료구호사업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 전쟁, 천재지변, 자연재해 현장에서 전문적인 긴급의료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영건(경기 주행 광명한의원·41) 원장을 만나보았다.

 

지난해 1월 ‘글로벌케어’팀 동료들과 함께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친 강영건 원장 (왼쪽 두번째)

 

 환자들의 신뢰로 보람된 모험 강행  

강 원장에게 한약은 한약방을 운영했던 부친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친숙한 대상이었다. 성장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양방은 약이 없으면 도와줄 수 없지만, 한방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안 후 한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학부 때부터 의료봉사를 참 열심히 다녔어요. 늘 저희 어머니께서는 왜 방학 때 더 바쁘냐고 하실 정도였죠. 그렇게 학부를 보내고 수련의를 끝마칠 무렵, 의료선교사님들과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해외 응급구호를 경험하게 되었죠.”

강 원장은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후부터 응급구호 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제가 속해 있는 ‘글로벌케어’는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약사가 속해 있어요. 저는 의료접근성이 좋지 못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응급구호 활동으로 여러 나라를 다닌 강 원장에게 한의원 자리를 비우면 누가 진료를 하냐고 물었더니 “최소 2주에서 4~5주 정도 그냥 자리를 비웁니다. 처음엔 대진을 세울까 했으나 그건 환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자리를 비웁니다. 10년 정도 한 곳에서 한의원을 하다 보니 환자들도 저절로 ‘아, 원장님 해외 봉사가셨군요’ 합니다. 그리고 참 감사한 게 제 환자들이 의리가 있어요. 하하”

 응급구호는 따뜻한 마음이 가장 중요  

응급구호를 10년 넘게 지속해오면서 강 원장은 응급구호는 하나의 소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가는 그 길은 당연했고, 그 동안 다녀온 이라크, 인도, 아프칸, 아이티 등 응급구호를 펼쳤던 모든 곳은 하나하나 마음 깊이 새겨졌다.

사람들은 흔히 ‘한의학이 응급구호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다.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점을 들기 이전에 마음의 차이점들이 더 중요합니다. 이들의 아픔을 동감하고 같이 아파하면서 위로의 마음을 가지고 주는 침이나 약들이 이들을 많이 위로하는 것을 보았죠. 신경정신과가 아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정의학과 의사가 주는 비타민 한 알이 고통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편안한 잠을 선물할 수 있고,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선생님이 아닌 일반 내과 선생님이 주는 간단한 소화제 한 알이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통증이 없는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위로의 마음을 가진 한의사 선생님이 주는 오적산 한봉지, 침 한방이 중풍환자들을 일으켜 세우거나 재난의 고통에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재우고, 팔이 떨어져나가는 아픔들을 경감시켜 주며, 쥐어짜는 복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즉시 호전케 하는 것입니다. 응급구호에 있어서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점보다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응급구호에서 한의사의 역할

대학교 의료봉사부터 현재까지 응급구호 활동을 해오면서 강 원장은 이 모든 일이 아픔으로 다가왔고,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아가 국제응급구호에서 ‘한의사로서 한의학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해야 할지 의료인의 역할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국제 구호팀에서 현지의 의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많은 구호 팀에서도 양방 위주의 구호정책들에 대해 반성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탈북자들 중 폐결핵일 때 예전에는 결핵약을 주었지만 지금은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결핵약을 주었을 때 적어도 3~6개월간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데 탈북자들은 신분상의 이유 때문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어서 일주일, 보름, 한달간 약을 복용하다가 중지하게 되면, 다음에 오랫동안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약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서 치료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지금은 완화요법이나 지역에서 대증치료들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이같이 만성질환의 대증치료일 경우 한의사들이 이들의 통증경감이나 증상의 호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고, 무엇보다도 침을 통해서 여러 가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늘 응급구호가 필요한 곳이면 달려갔던 그는 응급구호가 생기기 전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동안 다녔던 곳들을 되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국제보건이었습니다. 국제보건을 담당하는 동아시아 파트에서 일하게 되면 수십만 인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습니다. 양의학보다 앞선 한의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습니다. 분명 한의학은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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