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은 맛과 효능 두 가지가 같이 이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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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선은 맛과 효능 두 가지가 같이 이루어져야
  • 승인 2011.01.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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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선 기자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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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평가’ 객관화되면 한국의 독특한 방제학 될 것”

안문생 한국약선연구원 원장
  “1991년 일본에 어혈학회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회원가입을 했는데, 학회 전야제 때 처음으로 약선 음식을 봤습니다. 약선이란 명칭만 알았을 뿐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때 처음 본 약선 음식은 안문생(안문생한의원·59) 원장의 뇌리에 박혔다. 그리고 약선 음식을 중풍 입원환자들의 입원식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운명적으로 찾아온 약선

“지금은 부도로 없어진 회사인 쌍방울 부회장이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가 무주리조트 내에 헬스텔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여유있는 사람들이 여가도 즐기면서 건강증진에 힘쓰는 사업으로 향후 실버산업까지 염두에 두었죠. 그 소프트웨어를 한방으로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그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그 때 당시 안 원장은 서울 선릉역 근처에 오픈하기로 했던 한양방종합클리닉이 무산돼 한의원을 개원한 상태였다. 한양방종합클리닉을 하기 위해 그만뒀던 연구직에 대한 미련과 한의원 진료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무주리조트 헬스텔 실버산업에 올인했다.

이때부터 미국, 일본 등지를 오가며 선진국의 실버산업과 한방과의 접목 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안 원장은 그 후 실버산업에 열중했고, SBS TV 한방 약선코너에서 섭외가 들어와 흔쾌히 수락했다. 방송이 나간 후 방송의 파급력 덕분인지 안 원장은 더욱 바쁜 나날을 보냈다.

“중국 이곳저곳을 버스틀 타고 다니며 장소 헌팅, 식품재료 선택, 선택한 식품을 이용한 요리사 섭외 등을 했습니다.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쓰러지기도 했고,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가치

 “쌍방울의 부도로 실버산업을 그만두고, 약선 방송도 마친 뒤 대중에게 더 깊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약선에 대한 연구는 버려서도 버릴 수도 없는 숙명같은 것이기에 경원대 사회교육원에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약선에 관심있는 일반인과 교수들이 사회교육원으로 강의를 들으러 왔다. 특히 교수들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원했고 그 교수들의 권유로 ‘한국약선연구원’을 만들게 됐다.

“약선이란 말은 한의와 같은 말로 그 주체를 식품위주로 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음식을 약 대신에 쓰는 거죠. 예를 들어 쌀죽을 그냥도 먹지만, 설사를 멈추게 할 때도 쓰입니다. 이것이 약선인 것입니다.”

현대의학은 증상억제제를 써 병 자체 증상의 억제에 주력하지만 한방은 그 뿌리의 환경을 바꿔주기 위해 노력하는 학문이라며, “우리의 몸이 스스로 이겨내게 만들어야 하는데, 증상만 억제하려니 근본치유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즘 한방을 많이 매도하는데 한방은 그런 저급한 학문이 아닙니다. 인간을 살리는 학문입니다. 양방이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릴지는 모르나. 그 근본적인 치료는 한방이 하는 것이고, 그 가장 첫 단계가 음식으로 치료하는 약선”이라고 강조했다.

약선연구가 중국, 일본에 비해 늦게 출발했지만 안 원장과 한국약선연구원의 노력으로 현재는 중국, 일본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일본을 오가며 배운 약선에 대한 연구는 조금씩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명지대 산업대학원에서 약선학 석사를 배출할 수 있는 것도 길이 조금씩 보이는 증거입니다.”

李安평가로 객관화 작업 몰두

“한국약선조리기준인 ‘이안평가’가 올해 안에 완성되면 제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이안(李安)평가는 중국 고전에 나온 학자 ‘이동원 선생’의 논리와 안 원장의 요리 효능 수치가 결합되어 만든 평가법이다.

식품의 가감으로 바뀌는 맛과 효능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이안평가(안)을 만들어 맛, 효능의 객관화 및 표준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약선은 음식에 약재를 가감하면서 맛과 효능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줄이고, 맛과 효능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합니다.”

또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개발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그 투자의 하나로 농어촌 특산물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그 때 꼭 나오는 상품이 약선을 응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화되어 있지 않아 발전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의학적인 전문지식을 갖춘 한의사들이 접근한다면 고용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안평가는 안 원장이 10년에 걸쳐 연구한 것으로 2000여개의 처방을 넣어서 검증했다. 그리고 향후 한의대에서 약선학을 개설해 강의하길 원했다.

“한의학에서 방제학이라는 개념에 이안평가를 도입해 분석을 하게 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방제학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약선에 대한 이안평가가 함께 이루어져 한의학적 효능으로 검증하면 일석이조라는 것이죠. 그러기 때문에 한의대 학생이 약선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한의학적으로 접목할 방법이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안평가는 특허출원 상태이다. 앞으로 이안평가가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모르나 누구보다 한의학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약선을 신뢰하고, 누구보다 인간의 근본에 치중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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