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의학 인물사(67) 安秉國(1919-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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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의학 인물사(67) 安秉國(1919-1996)
  • 승인 2011.01.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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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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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醫書 解讀능력 강조한 교육자

아마 필자의 예과 1년 시절이었던 것 같다. 2학기 한문시간에 노교수님이 들어오셔서 학생들에게 ‘전공문맹’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꾸짖으시는 것이었다. 그 노교수님은 바로 유명하신 安秉國 교수였다.

안병국 교수는 한의학을 과학화한다는 미명하에 한문을 등한시하여 전공서적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기존 한의학자들을 비판하면서 당시 예과 1년생들을 격려하셨다. 서양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기본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의학 전공자라면 한문을 자유자재로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의학의 세계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셨다.

경기도 이천 출신인 안병국 교수는 고전 의서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해독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7권으로 된 「國譯編註 醫學入門」을 10여년 간의 노력 끝에 1974년 완역한 것도 이러한 그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의 가택에는 그의 손때가 묻은 수많은 한의서적들이 쌓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막힘이 없이 근거를 대면서 대답해준 그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한의학자의 면목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저술로 「내과총론」(1970년), 「한의학총론」(1974년) 등이 있다. 「醫林」에는 ‘삼초의 유형무형설에 대하여’, ‘한의학에 있어서 舌의 진단 가치’ 등의 논문이 발견된다. 「대한한의학회지」에서는 1966년부터 황제내경 관련 번역과 연구가 눈에 띤다. 그는 한의학 연구의 기초를 黃帝內經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황제내경 내용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글을 계속 연재하였다.

「대한한의학회지」 1965년 9월호에는 安秉國의 ‘한의학 발전책에 부친다’라는 글이 게재 되어 있다. 이글에서 그는 한의학 고전을 해득할 수 있는 인사와 현대의학에 조예가 깊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토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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