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PDF보기  기사제보  광고안내  싸이트맵
최종편집 : 2019.10.18 금 16:22
> 뉴스 > 사설/칼럼 > 시평
     
시평 | 한약재 유전자은행 설립, 생물다양성협약(CBD) 대비해야
2011년 01월 01일 () 11:33:01 박용신 contributor@mjmedi.com

지난 10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생물 유전자원의 이용과 이익공유 등의 내용을 담은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었다. 이 생물다양성 협약은 한의계에 미칠 영향이 큰 반면에 공유가 덜 되어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의 의미와 한의계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1987년 국제자연보호연맹 건의에 따라 유엔환경계획(UNEP)이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국제적 행동계획을 수립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라 1993년 12월 29일에 효력이 발생되었다. 우리나라는 1994년 10월 3일에 가입하였다. 생물다양성 협약은 생물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지켜 인류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 마련된 조약이다.

이 협약이 태동한 배경에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나온 유전자원을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발도상국에 전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neem나무 소송이다. 이 나무에 항균과 살충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인도에선 전통적으로 해충약과 비누, 화장품 원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왔는데 미국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인 그레이스사가 1995년 이 나무로부터 항균제품을 개발한 뒤 유럽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따낸 것이다.

인도는 생물자원과 전통지식이 도둑맞았다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결국 특허가 무효라는 판정을 이끌어냈다. 인도정부는 님 나무가 2000년이 넘도록 인도에서 전통의약품 등으로 써 온 생물자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또 마다가스카르의 토종식물인 ‘로지페르윙클’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펠라르고늄’에 대해서도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이들 국가 간 권리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식물을 활용해 항암제와 두통치료제 등 신약개발에 성공한 미국과 유럽연합 같은 나라들은 특허권을 주장하는 반면, 남아공 등은 “남의 나라에서 자원을 빼내가는 ‘생물 해적질(biopiracy)’”이라고 맞서고 있다.

CBD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데 생물자원 보유국이면서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유전자원에 대한 국가주권을 인정해 유전자원에 대한 다른 국가의 접근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다른 나라의 유전자원에 접근하려는 국가는 상호 합의된 조건(MAT)에 따라 사전동의(PIC)를 받도록 하였다. 또한 유전자원의 개발과 상업적 이용에서 발생하는 이득을 유전자원 제공국가와 개발 국가가 공평하게 공유(ABS)하도록 하였다.

이제부터 우리나라는 나고야 의정서 채택을 기점으로 CBD 국제규범을 따라야 한다. 우리나라가 생물자원 이용국의 입장일지, 보유국의 입장일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한의학의 측면에서는 생물자원 이용국과 보유국의 입장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보유국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한의학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아주 많은 전통지식과 유전자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식과 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할 경우 앞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군풀이나 백합은 우리나라의 유전자원이 외부로 유출되어 개량한 한약재로 사용되는 경우다.

생물자원 이용국의 입장에서는 한약재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60%가 되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한약재가 50여종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 여러 나라들이 CBD를 근거로 하여 한약재 등의 유전자원 활용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같은 한약재라도 유전자원의 기원이 어디인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흔히 쓰는 한약재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일당귀, 삼도시호, 지황, 중국백출, 생강은 우리나라의 유전자원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유전자원인데 유전자원이라고 주장할 경우 재배조차 할 수 없게 된다.

한약재의 유전자원을 둘러싸고 예로부터 써왔던 것을 증명하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 북한, 일본, 중국의 약전에 수록된 한약재의 기원이 의방유취, 동의보감 등에서 약재를 사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앞으로 천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약과 식품의 개발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한약재의 유전자원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유전자원의 유입과 유출은 지금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한약재 유전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우선 한약재 유전자원은행의 설립과 연구가 시급하다. 또 외국의 유전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한약재를 개발해야 국내 약용 유전자원의 감소 및 멸종을 막을 수 있다.

박용신 밝은눈한의원 원장

박용신의 다른기사 보기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
대한동의방약학회 2019년도 상반...
2019년 통합뇌질환학회 파킨슨병...
2019년도 한방척추관절 전문가과...
2019년 제55차 대한한방소아과...
2018년도 (제33회) 대한한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사업단 -20...
영화읽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조직도찾아오시는 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제호 : 민족의학신문 | 서울특별시 동작구 성대로 1길 2 | Tel 02-826-6456 | Fax 02-826-6457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6529 | 등록연월일:1989-06-16 | 발행일자 : 1989-07-15
발행인 · 편집인 : 임철홍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임철홍
Copyright 2009 민족의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medi@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