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한방공공보건평가단, 새바람 일으킬 변화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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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한방공공보건평가단, 새바람 일으킬 변화 요구돼
  • 승인 2011.01.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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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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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전공자의 전문적 식견으로 조직 활성화 필요

 

설립 5년이 경과한 한방공공보건평가단이 이제는 한의약전공자에 의한 조직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의약 공공보건의료 활성화를 위한 국회공청회’(2010. 9. 3)로 기사 중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한방공공보건평가단(단장 한동운, 이하 평가단)이 설립 된지도 5년이 넘었다. 그동안 본지에서는 평가단의 사업 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허브보건소사업의 현주소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770호> 허브보건소가 외형적으로 숫자는 늘어났으나, 매뉴얼개발 등 연구개발이 더디고 예산이나 인력 확보가 미흡하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평가단이 속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하 인력개발원)이 충북 오송으로 이전하게 되어 평가단은 한동운 단장이 재직 중인 한양대 한양종합기술연구동(HIT)으로 이전됐다.

왜 공공보건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단장이 재직 중인 사립대로 이전하게 됐는지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평가단 소속에 대한 근본적인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정체돼 있는 조직이 활기를 띄기 위해서는 엄중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임기 규정 없이 평가단장 6년째 맡아

평가단의 조직이 정체돼 있다는 것은 조직의 내부동력이 부족하다는 데 기인한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햇수로 6년째 맡고 있는 한동운 단장은 임기에 대한 근거, 즉 운영규정이 없이 지금까지 단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방공공보건평가단 운영규정에 따르면, 단장은 소속조직인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이 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하게 돼 있다. 임기는 따로 명기돼 있지 않다. 다만 평가단의 직원관리에 필요한 사항은 인력개발원의 관계 규정을 적용한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한 단장의 임기는 인력개발원 원장 임기인 3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일 듯하지만, 별다른 재선임 과정 없이 한 단장의 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력개발원 이봉원 본부장은 “평가단 출범 당시 연구사업의 책임자로 한 단장이 선임됐고, 현재까지 사업 안정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단장 교체에 대한 논의는 개발원 내부에서 없었다. 원장이 임면권을 가지고 있긴 하나, 복지부가 사업을 위탁하게 되는 평가단의 특성상 단장 교체문제는 복지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의계가 새로운 인물을 추천하려는 의지나 요구가 있다면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김맹섭 사무관은 “단장은 비상임직이어서 구체적인 임기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으며, 임기규정이 없다는 것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이라며, “오래 직을 유지하는 것도 장단점이 있다. 공공보건사업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한방보건사업에 대한 전문성까지 가진 인물이 있다면 언제든 바꿀 여지가 있다.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의계에서도 한동운 단장이 그동안 평가단의 틀을 만들고 한방공공보건영역에서 평가단의 역할을 정립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평가단이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직정비와 함께 새바람을 일으킬 새로운 단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의약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도 필요한 부분이다. 평가단 출신의 한 연구원은 “한 단장이 초기에 평가단을 시작하고 지금의 위치로 일으킨 선구자적 성과는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만 한의약 전공자로서 한방공공보건영역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조직을 확장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리라 본다”며, “평가단의 조직을 새롭게 봐야할 시점인 듯하다. 현재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한의계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평가단 한양대로 이전 왜?

평가단이 소속된 인력개발원이 오송으로 이전하는 것과 별도로 평가단이 서울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과정 중에 왜 하필 사무실이 한양대에 설치됐는지는 의아스러운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한 단장과 복지부측은 “2011년 초 건강증진기금을 받는 사업단들이 통폐합되어 새로운 조직이 출범할 것이고, 여기에 한방공공보건평가단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한양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하며 “공공보건의료영역 평가단과 지원단이 합쳐져 건강증진사업단 조직이 내년 상반기쯤 새롭게 출범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평가단도 그쪽으로 합류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개발원 소속이긴 하나, 출범 당시 평가단은 한방공공보건영역의 사업을 복지부로부터 별도로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고, 우리 개발원과는 사업내용 부분에서도 연관성이 크지 않은 부분이 있어 공공보건영역사업단이 별도로 출범하게 된다면 평가단이 그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평가단의 소속이 바뀐다 하더라도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어서 갑작스레 한양대로 이전하게 된 이유로 보기에는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평가단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평가단은 이미 인력개발원의 오송 이전이 확정된 2008년부터 서울 잔류를 결심하고, 사무실 이전할 곳을 찾던 중 올해 국립의료원에 옮기려고 시도했다가 복지부의 더딘 처리로 이전이 실패로 돌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2010년 10월 인력개발원 오송 이전 이후 시간이 급박한 상황에서 이전처를 찾는 과정에서 복지부가 2011년 예산에 운영비를 책정하지 않는 바람에 상황이 어려워지자 결국 한양대로 이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평가단 출신 A연구원은 “한양대는 한의학과 관련 없는 사립대에 불과해 평가단이 머물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여겨졌지만, 복지부가 추진해 한양대로의 이전 결정에 따르게 됐다”고 밝혔다.

한의협 정채빈 의무이사는 “사정을 알고 한의사협회 쪽으로 옮기는 방법도 제안했지만 협회가 이익단체라는 이유로 복지부로부터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인력개발원 떠나 소속 바뀌어야

평가단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인력개발원 소속으로 남기 어렵다는 데 있다. 평가단의 사업내용을 보면, 인력개발원의 사업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인력개발원은 보건복지에 관한 교육 및 훈련업무 수행이지만, 평가단은 이러한 것보다는 한의약건강증진 사업관련 기술지원이나 정책연구, 연구개발사업, 사업의 기획 평가 관리, 확산 등 연구나 기획관리 업무에 더욱 치중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같은 복지부 산하 사업단이라 할지라도 양방의 경우는 보건소사업과 연관돼 있는 곳이 보건산업진흥원 내에 공공보건의료사업지원단이 있으며, 건강증진사업지원단도 중앙 및 각 지역마다 설치돼 있다.

평가단의 한 관계자는 “인력개발원 측에서도 평가단 조직에 대한 관리가 힘들다는 의사를 전해온 적이 있다”며, “조직개편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인력개발원 내부에서도 평가단을 굳이 개발원 내에 두려는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봉원 인력개발원 본부장은 “인력개발원은 사업을 위탁 수행해 인력개발과 관련해 사업단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왔고, 이제 어느 정도 사업단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이기 때문에 사업단의 소속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실제로 2008년 복지부에 사업단을 한의학 관련기관으로의 이전요청을 한 적이 있는데, 2010년까지 복지부는 사업단 소속을 옮기지 않겠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안다. 평가단이 어느 쪽으로 가든, 2011년에 소속 이전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가단 사정에 밝은 한 한의계 인사도 “평가단이 인력개발원 소속으로 남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처음 시작이야 어떤 연유에서 적을 두었건 지금으로서는 한방공공보건영역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조직에 적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소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올해 상반기에 공공보건영역 지원단과 평가단 등이 한·의·치과가 함께 건강증진사업단으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한양대 이전이야 임시방편이라 해도 향후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건강증진사업단 출범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르는데다 평가단이 이에 포함될 것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건강증진사업단에 소속되지 못할 경우 다른 소속으로 옮기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맹섭 사무관은 “건강증진사업단 소속이 될 것인지 여부는 올해 상반기가 지나봐야 아는 문제”라며 “인력개발원이 평가단을 다른 소속으로 옮기는 방법을 먼저 제안했고, 이에 따라 소속을 사업단으로 옮길지, 아니면 다른 조직으로 바꾸게 될 지는 아직 내부 구상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계속>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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