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모두 하나되어 행복한 일터 만들어가요”
상태바
“구성원 모두 하나되어 행복한 일터 만들어가요”
  • 승인 2010.12.16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44juliet@http://


독서와 음악이 있는 ‘문화경영’한의원 운영

문심당 한의원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 각자가 선정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여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막심 고리키는 ‘일이 행복하면 그곳은 천국이다. 일이 의무에 불과하면 그곳은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직장이 단지 의무에 불과하다면 그곳은 의무의 사슬에 묶인 노예가 그러하듯 지루한 노동의 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자신이 속한 일터가 하나의 기쁨을 창조하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혼(魂)을 바치고 싶다는 이주헌 원장을 만나보았다.

남원 문심당 한의원 이주헌 원장

“저는 문심당 한의원이라는 하나의 직장이 인간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실현해나가는 실험장이 되길 바랍니다.” 이 원장이 문심당 한의원을 개원한 지 4년여 시간이 흘렀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직장을 유토피아로 만들어가자’는 말을 직원들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어내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이 원장은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시도했고, 수많은 설득과 토론 끝에 ‘낙원프로젝트’와 ‘독서경영’ 및 ‘문화경영’이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기쁨으로 가득 찬 공간 만들기

“낙원 프로젝트는 원장인 저를 비롯해 직원들이 함께 문심당을 기쁨이 가득 찬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장기적 계획입니다.”

낙원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과정은 제한을 두지 않고 맘껏 상상력을 발휘해 낙원의 이미지를 모두 그려보는 것이다. 즉 낙원의 영감(靈感)이 어떤 것이든 근무자들이 속한 공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영감의 창고’에 모아둔다.

두 번째 과정은 영감의 창고에 모인 생각들을 기반으로, 회의를 통해 문심당이 나아갈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다. 문심당의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항목을 나누어 분석한 후 각 항목별로 행복지수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운다.

현재 문심당에서 정해둔 행복 실현 항목들은 총 17가지로 이 원장을 포함해 모든 근무자들이 합의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때에 따라 이들 항목은 바뀔 수도 있고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수도 있다.

“유연한 마음으로 유연한 사회를 지향하며 걸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항목을 바꾸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회의를 거쳐 모든 사람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유토피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직장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원장은 또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한 유토피아에 도달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며 “완성이라는 마지막 목적지보다는 더 나은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 그 자체를 즐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심이 소통되는 독서경영

독서경영은 한 달에 한 번 직원들 각자에게 선정된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한 후 토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을 거친 후 직원들은 앞으로 각자가 실천해야 할 지침을 뽑아낸다.

독서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뜨거웠다. 근무를 마치고 토론이 시작되면 한 시간이 훌쩍 뛰어넘곤 하는데, 토론 내내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독서경영이 만족스러운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소통’과 ‘교감’의 정신이 기본이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선정할 때는 물론이고 책을 읽는 중간에도 틈틈이 대화를 나누며 만약 책이 지루하거나 아무런 영감도 주지 않는다고 한다면 재검토 해 보는 등 근무자의 말을 최대한 존중해 줍니다.”

또 토론은 원장과 직원 사이가 아닌 보다 동등한 관계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방식을 추구하고 있어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솔직한 관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진심이 소통되는 기쁨은 독서경영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이라며 의욕과 공감이 넘치는 지적 교류는 모두에게 축복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음악 감상회

이 원장은 문화경영의 일환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직원들과 함께 고전음악 감상회도 갖는다. 그가 처음 직원들에게 음악감상회를 제안한 이유는 이렇다. 문심당 한의원에서는 근무 내내 음악을 틀어놓는데 아무래도 환자를 편안하게 하고 일터를 즐겁게 만들어 줄 음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음악적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

“음악감상회는 마치 뜻이 통하는 동호회의 벗들처럼 근무자들을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기쁨과 동시에 서로간의 기쁨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강한 결속력과 친밀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문심당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이곳이 참 가족같이 화기애애하다는 말을 곧잘 한다. 이 원장은 이것이 바로 음악감상회와 같은 일련의 문화경영을 통해 문심당 한의원이 얻은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 즉 문화경영은 문심당의 고유한 화기(和氣)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음악감상회가 준 선물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끔 이 원장은 음악감상회에 환자들을 초대하곤 하는데 그 중 일부는 현재 음악감상회의 고정 회원이 됐다. 곧 한의사와 환자, 간호조무사와 환자라는 딱딱한 관계를 넘어 친밀하게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다. 환자와 관계를 돈독히 함은 물론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교류를 나누는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원장의 바람이다.

신은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