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학의 중심에 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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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학의 중심에 설 수 있나
  • 승인 2010.12.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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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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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칼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한의학이 한국에서는 보완대체의학 분야가 아닌 정통의학의 한 축을 구축하고 있다.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의료보험제도에 포함되어 있고, 국립 의료기관과 보건소 및 군대에서도 한의학 진료가 있으며, 또 국립대학에서도 한의학 전문대학원이 설립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련의 업적 가운데에서도 한의학이 한국 의학의 중심에 서있다고 보여지기 보다는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는 부족함과 함께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두 가지 현상을 보면서 한의학의 현주소를 다시금 곱씹어 본다.

국립대학교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하면서 또 하나의 한의과대학이 아닌 연구와 교육에 중심이 되어 한의학 전반에 걸쳐 발전과 도약이 마련될 것으로 한의학계는 전망과 기대를 내놓았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병상 규모의 병동을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한의학 임상연구의 전초기지가 될 한의약임상연구센터가 설립 추진되어 올 7월에는 문을 열 것이라는 계획을 접했었다. 그러나 한 매체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한방병원은 병원 부속의 진료처로 자리매김을 하고, 한의약임상연구센터는 아예 좌초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기존의 한의과대학에서 나아진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의료기관이 얼마 전 등장했다. 한국형 미래병원을 추구하면서 서양의학, 동양의학, 대체의학, 최첨단 줄기세포의학을 모두 동원한 전일의학(全一醫學)의 지혜와 수단을 모두 갖추었다고 한다. 또한 미병과 불건강을 극복하고 참건강(웰빙)을 추구한다고 한다. 이 미래병원이 추구하는 비젼은 그간 한의학이 가지고 있던 미래의학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곳을 방문하면, 한의사로써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의학을 표방한다고는 하지만, 40여명의 스텝 가운데 1명만이 한의사이고, 한의학 전체가 아닌 8상 체질에 국한하여 진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 미래병원에 한의학은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곳에서 말하는 협진모델이 한의학 미래의 협진모델인가?

국립대학교에서의 한의전 설립과 새로운 의료기관의 모토에서 보는 한의학은 분명 한국의학의 한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겉모습을 한 꺼풀 벗기고 보면, 한의학이 양방의학에서 추구하는 한국의 미래의학의 구색 맞추기, 혹은 들러리의 모습이고, 심지어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토사구팽의 위기에 처해있는 모습으로 까지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의학은 아직 미래 한국 의학 가운데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하게 정립이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천연물 신약개발 프로젝트’,‘전통의학 임상연구 선도’ 등 화려하게 장식되고 있는 보도자료 이면에 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미래 한국의학의 성장 동력으로서 천연물 신약개발, 전통의학 임상연구 역시 우리의 역량과 역할에 대한 정립이 되지 않는다면,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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