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의학 인물사(61) - 李鍾馨(1929-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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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의학 인물사(61) - 李鍾馨(1929-2008)
  • 승인 2010.11.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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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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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국제화 위해 노력한 晴崗 수제자


2008년 1월 18일에 한의계에 슬픈 소식이 전달되었다.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 대한한방내과학회장, 대한한방토요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의학의 학술적 연구를 이끌어 온 이종형 선생이 서거하셨다는 소식이었다.

호가 松齋인 이종형은 1929년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후 한의학 연구의 뜻을 품고 1949년 晴崗 金永勳 선생의 문하생이 되기 위해 서울로 와서 지도를 받기 시작하였다. 한학을 전문으로 하는 집안에서 성장한 그가 청강선생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그의 종조부께서 청강선생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 천거하였기 때문이다.

 이종형의 총명함을 눈여겨 본 청강 선생은 그를 지도하면서 동양의약대학에 입학하도록 배려하여 졸업과 동시에 1955년 한의사 국가고시에 수석합격의 영예를 갖게 되었다. 청강 선생은 이종형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의식주와 학비의 일체를 보살펴주었다.

이종형은 스승 김영훈에게서 『의학입문』을 지도받아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학문을 정리하였다. 이종형이 『의학입문』을 지도받은 방식은 이 책에 토를 달아서 매일 2시간씩 암송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오직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3년에 걸쳐 모두 암송하게 되었다.
1962년 군복무를 마친 후 이문동에 보인한의원을 개원하면서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하였다. 이종형은 1966년 『醫林』과의 인터뷰에서 正氣散을 名方으로서 아래와 같이 권하고 있다.

“外感內傷에 가장 잘 通用되고 그 加減에 따라서 神奇로운 妙方이 되는 處方은 아무래도 香蘇, 二陳, 平胃의 合方인 正氣散이라 할 수 있다. 晴崗 金永勳 先生方은 香附子 三錢, 蒼朮, 陳皮, 半夏 薑拌 各二錢, 厚朴, 茯苓, 蘇葉 各一錢, 甘草 七分, 薑三棗二이며, 玄谷尹吉榮先生은 여기에 地實을 加하여 正理湯이라고 하였다”

그의 논문으로서 「동양학의 원리」, 「동의학개발론」,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 「소화계 질환의 한의학 원리」 등이 있고, 저술로 『韓方病證分類』, 『韓方內科學』, 『現代東醫學史』, 『晴崗醫鑑』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특히 『晴崗醫鑑』은 스승 김영훈의 평생동안의 진료 기록 가운데 유효처방을 모아서 만든 역작이다. 『現代東醫學史』도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를 거의 최초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훌륭한 논문이다.

이종형은 스승으로부터 『의학입문』을 배울 때 모두 암송하도록 지도를 받아 그 내용을 모두 암송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의서에 대해 해박하였다. 김태희 교수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질문을 하면 어느 책 어디에 그 내용이 있는지 쉽게 대답하였고 처방의 용량이 조금 틀리거나 가미 약이 한 두개 틀리면서 다른 처방명을 가진 것도 어느 책에 있는 처방이라고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그는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대한한의학회 이사 및 이사장을 역임하는데, 이것은 그의 학문적 권위를 말해주는 것이다. 1971년부터 1973년까지 경희대 교수를 했던 경력도 있다.
그의 관심은 해외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1973년 일본, 동남아시아, 미국 등의 전통의학계를 시찰하기 위해 외유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1975년 일본동양의학회 회원, 1976년 대만중의사회 고문 등에 위촉되기도 하였다. 1983년에도 국제동양의학회에 참가하여 유럽의 전통의학계를 시찰하였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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