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한약재 원산지 표시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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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한약재 원산지 표시 적극 활용해야
  • 승인 2010.11.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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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승

장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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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약효 경쟁력 부풀려져
시평- 한약재 원산지 표시 적극 활용해야 

9월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에 달했다. 이 중 신선식품지수는 49.4%나 급등했고 전체 식품물가 상승률 역시 13%로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물가 상승률의 2.3%에 비해 6배 가량 높았다고 한다. 이른바 ‘배추값 파동’의 이유로 이상기후, 4대강 사업 등 여러 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불합리한 유통구조가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쳤음에 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올들어 가파르게 오르던 한약재 가격이 여름·가을을 지나면서 수직 상승하고 있다. 강화된 중금속 기준 때문에 한약재 수입이 어려워지고 그 때문에 발생한 예견된 사태라는 견해도 있다. 그렇지만 국산 한약재까지 덩달아 상승하는 현실을 바라볼 때 한 가지 이유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는 농산물 유통구조와 같은 문제가 똑같이 존재하며 시장규모가 적어 더욱 더 독과점, 사재기가 횡행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약재 가격이 인상된다면 자연스럽게 실제 한의원의 한약가격도 인상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인상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냐는 점이다. 배추 값이 폭등할 때 김치찌개 가격이 오르는 것을 일반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렇다면 한약재 가격이 오르면 한의원 한약 가격이 오르는 것을 환자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까?

이를 위해서는 한약재에 대한 몇 가지 인식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이해는 고사하고 한약시장만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무엇을 한약재라고 할 것인가? 물론 한약재 규격품이 존재하고 일반 식품과 구별하게끔 되어있다. 그러나 그 기준이 한의사조차 잘 모를 정도로 모호하거나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한의사가 쓰는 한약재와 일반 유통되는 식품, 건강기능식품의 재료 등 모두 구분하고 규제할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한약재의 인식도 바뀌지 않는다.

신토불이 약효 경쟁력 부풀려져
약재 가격 공개되고 투명해져야


독성이 있거나 장기 복용에 문제가 있는 약재들은 오히려 한의사가 국민에게 섭취를 제한하게 하고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야 한다. 대표적인 게 홍삼이고 앞으로 건강기능식품이 더 늘어날수록 그 역할은 더 증대될 것이다.

둘째는 가격이다. 오른다 오른다 해도 지금 현재 한의사가 소비하는 한약의 가격 인상이 정확히 몇% 되는지 알 수 없다. 영세 약업사들에게 한약을 공급받는 한의사들에게 기준가격이 제시되지 못하고 비교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 작년부터 민족의학신문사에서도 약재가격에 대한 기준 마련을 위해 몇 가지 주요 한약재에 대한 가격조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샘플에 대한 선정의 어려움과 업체의 가격 공개에 대한 경계 때문에 오래 진행하지 못했다. 앞으로 사회가 투명한 시장질서를 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약재의 가격 역시 좀 더 공개되고 투명해져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납득시키는 게 가능하다.

세 번째는 원산지 표기이다. ‘신토불이’는 한의사가 80년대 이후 양적 성장을 이룰 때 어느 정도 득이 된 게 사실이다. 말 그대로 ‘우리 몸에는 우리 게 좋다’는 뜻인데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너무 의미가 부풀려진 게 문제다. 식물 종자를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이 섭취하는 식품 중 진정한 재래종이 남아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더욱이 약재의 경우 국내산은 몇십 종에 불과하고 이는 수백 가지 한약재 중 10%도 채 안 된다.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약효에서도 국내산이 경쟁력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런데도 한약재를 무조건 국산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도 아닐뿐더러 현실 가능하지도 않다. 약재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적극 활용해 신토불이가 아닌 글로벌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한약개념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장욱승/ 용정경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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