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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식정보의 열린 유통을 위해
과거 논문의 질적 수준 두려워말자
2010년 10월 28일 () 09:58:13 이충열 contributor@mjmedi.com
시평- 학술지식정보의 열린 유통을 위해 

10월22일, 가을 햇살이 가득한 오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주관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2010 OAK(Open Access Korea)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열린 접근’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오픈 액세스’ 운동은 학술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이용을 가능케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국제적 운동이다. 연구 성과물의 생산자와 이용자 사이에 가로 막힌 법적, 경제적, 기술적 장벽을 없애 지식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나누자는 것이다. 주로 상업적인 출판사가 학술지 발간을 담당하는 서구의 경우 나날이 치솟는 학술지 구입비용과, 또 자신의 연구성과를 더 많은 이용자와 공유하기를 원하는 연구자들의 욕구가 맞물려 이 운동이 추동되었다고 한다.

컨퍼런스 현장에서 한국 독일 일본에서의 오픈 액세스 활동을 소개하는 발표를 듣는 동안 생각은 자연스럽게 한의학계의 논문 생산과 유통과정에 미쳤다. 오픈 액세스는 미래의 일이라 하더라도 한의학계의 논문 생산, 유통과정에서 당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을까?

먼저 논문 생산자들의 인식 전환이다. 논문은 많은 사람이 읽게 할 목적으로 쓴다. 어떤 논문을 연구자들이 많이 읽고 많이 인용하면 그 논문은 중요한 논문으로 간주되고 논문이 실린 학술지 영향력은 커진다. 하지만 한의학 연구자들은 자신의 논문을 포함해서 한의학 학술지의 논문들이 널리 유통되어 읽히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

과거 논문의 질적 수준 두려워말자
이용도 높일 방법도 적극 모색해야


학회도 마찬가지다. 만일 과거 논문의 질적 수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해서 그러는 것이라면 이것은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오히려 이 문제를 지금 털고 가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각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는지도 모른다.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학술지들도 국제 학술지와 마찬가지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로 평가될 것이다. 한국연구재단 등재 학술지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예고된 방향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인식을 바꿔 한의학 논문이 많이 읽히고, 많이 인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한의학계가 정말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한의학 논문이 많이 읽히기 위해선 1차적으로는 논문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각 학회는 논문에 대한 동료 평가(Peer review)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고, 연구실적을 채우기 위해 쓴 의미 없는 논문들, 수준 낮은 논문들을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것은 인용지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중국의 CNKI처럼 다양한 논문자료가 한 자리에 모여 있어 쉽게 검색하고 원문까지 볼 수 있는 레포지터리(Repository)를 적극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의학 지식정보에서 이 레포지터리 역할을 하는 것은 한의학연구원의 오아시스(Oasis)와 특허청의 전통지식포탈이 있다. 특히 오아시스의 경우 한의계가 공유하고 있는 유일한 레포지터리다. 검색이 불편하고 속도가 느리다는 주위의 불평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다.

한의학계 학술지들은 대부분 학회나 대학 연구소의 자체 경비로 발간되고 있어 한의계의 학술정보는 상업재라기보다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차제에 한의학계에서도 오픈 액세스 운동을 벌여보면 어떨까?

이충열/ 경원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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