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기술 향상이 교육개혁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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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기술 향상이 교육개혁 핵심
  • 승인 2010.10.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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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권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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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론학문 아니라 임상 실천
권영규 칼럼- 임상기술 향상이 교육개혁 핵심

의학, 이론학문 아니라 임상 실천
의사국가시험 임상 실기평가 도입


몇년 전 요가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첫 수업부터 원장 지도에 따라 바로 몸을 움직이며 시작하였다. 그 바람에 지도하는 원장을 보거나 옆 사람의 동작을 훔쳐보며 따라했다. 이론 강의 후 실습이라는 형식에 익숙한 탓에 바로 실습으로 들어가는 방식에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바로 몸으로 익히는 요가가 효과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불법(?)의 소지가 있는 경험이지만, 운전에 호기심이 많아 운전면허를 따기도 전에 골목길에서 집안 어른의 차를 주차시키면서 기묘한 코스연습을 많이 하였고, 명절 때는 한적한 시골길에서 주행연습도 꽤나 하였다. 그런데 주행시험에서 서너 번의 고배를 마시고 학원의 1일교습을 받고서야 합격할 수 있었다. 소위 정지선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잡아야 된다는 요령을 배우고서 합격하였던 것이다.

한의학 교육에 대한 경희대의 공청회 소식을 들으며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의학은 이론학문이 아니라 임상의 실천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므로, 면허를 인정할 때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체계적이며 효율적으로 공인된 기술을 구사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교육도 이 평가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의학, 이론학문 아니라 임상 실천
의사국가시험 임상 실기평가 도입


교육개혁에 대한 총론적 논의에는 쉽게 동의하지만 대학에서 이를 실행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그 이유는 전문화⋅분과화 때문이다. 따라서 경희대를 시작으로 한의학 교육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철저히 학생 입장에서 그 방법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지 그리고 실천을 염두에 둔 교육과정인지를 평가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방안도 실행할 교수들의 협조나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보고서에 잠들게 된다. 임상 실습시간에 교육할 것처럼 미루었다가 환자를 이유로 진료에 대한 참관기회도 제공하지 않고, 전공의들에게 떠넘기거나 의료봉사에서 각종 실습을 대신 경험케 하는 방식은 없어야 한다. 제대로 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대학교육에 대한 불만은 해소될 수 없다.

특히, 국시 예상문제의 요점만 외워 합격하지만 마치 제대로 된 운전을 위해 도로주행을 추가로 배워야 하는 것처럼 임상기술을 추가로 배우지 않도록 실습이 강화돼야 한다. 10여 년 전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의사들이 기초적인 임상기술을 제대로 처치하지 못한다는 평가 이후 실습교육을 강화해 국가시험에 실기평가를 도입하였고 향후 인턴제도를 폐지하고 수련교육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양방 따라하기가 아니라 한의학 특성을 제대로 반영해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경희대에서 제안한 교육개혁안이 우리나라 한의학 교육의 새로운 획을 긋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영규/ 부산대 한의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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