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고용 1차기관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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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고용 1차기관 확대해야
  • 승인 2010.09.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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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연

황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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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계 불신 … 협진 갈팡질팡
교차로- 협진, 난치병 치료 지름길 

한양방 협진이 원활하지 않다. 왜 그럴까. 불신의 골이 깊어서다. 한의사는 허준 선서, 양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힘입어 환자 중심의 사고를 지녔으나 그 환자 중심의 사고가 불신을 낳은 단초임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럼 한의사와 양의사는 현재의 방법으로 환자의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대답은 ‘천만에 말씀’ 이다.

<암에 관한 킨제이 보고서>란 책자는 양방의 모든 치료법(수술적, 약물학적, 방사선적 방법)에 대해 심히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한방의 자연요법 역시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달리 말해 한‧양의사 주장대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환자는 고통 속에서 죽었다는 얘기다.

여기서 깊이 성찰할 대목은 환자라는 객체가 없이는 의료행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자의 주장은 굉장히 중요하며 또한 경청해야 할 대상이다. 헌데 의료계는 환자들의 말에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고 최상의 치료법을 제공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환자들의 불신이 날로 높아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한양의계 불신 … 협진 갈팡질팡
상호고용 1차기관 확대 바람직해


필자는 지금껏 많은 양의사를 만났지만 대체로 도덕적으로 훌륭하고 환자에 대한 사랑이 충만했다. 한의사들 역시 같다. 그렇다면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해줄 협진이 지지부진하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남다른 까닭은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즉, 자기 자신이 주장하는 치료방법에 대한 장점은 잘 알지만 상대방이 주장하는 장점에 대해선 잘 모르거나 상대방 장점이 자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사실 한양방 협진은 동서양의 문화, 인식, 사고 등 관습적 차이 때문에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보면 서로의 장점은 너무도 뚜렷하며 환자는 이 장점들의 융합을 원하고 있다. 아니 융합하지 못하는 의료인들에게 강한 불신을 보내고 있다. 이제라도 한‧양의사들은 열린 의식으로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여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계가 난치병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 달리 말해 의료계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한양의사 존재감이 더욱 떨어질 뿐이다.

한양방 협진이 활기를 띠려면 일단 한‧양의사 사이에 인간적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그때 비로소 소통의 길이 트인다. 이 소통구조를 이끌어 내면 환자의 불신과 불만은 말끔히 사라지고 한‧양의사는 미래의학을 주도하며 생명을 다룬다는 소명의식과 자부심이 더욱 강해지리라 믿는다.

정책 당국도 협진이 동네 한의원‧의원에서도 이뤄지도록 한‧양의사 상호고용 폭을 넓이는 점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오히려 협진은 1차 의료기관 급에서 더욱 필요하고 원하고 있다. 제도는 현실을 따라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

황성연/ 한의사. 한국전통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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