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보완대체요법사 전락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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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보완대체요법사 전락 위험
  • 승인 2010.09.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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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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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측면서 수용 여부 거론 곤란
현실적 측면서 수용 여부 거론하면
한의사, 보완대체요법사 전락 위험

보완대체의학 수용- 부정적 시각

주류의학의 관점에서 생의학적 시선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접근하는 ‘별종의 醫’에 대해 術적 측면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지라도 그것을 가능하도록 한 이론과 사유체계 자체를 學적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별종의 醫’는 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주류의학의 입장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체계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엄연히 법적으로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구축한 우리나라에서, 한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자생적 기반이 없는 서구에서처럼 한의학이 보완의학으로 취급 받는다는 것은 한의학이 발 딛고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확인하는 것이며 한의학이 주류의학에게 지속적으로 포섭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완대체요법들을 적극 수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한의계에서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한의학의 외연을 넓히고 의료 소비자들에게 획일하게 각인된 한의학의 이미지를 개선시킨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에 수용되거나 수용 준비 중인 보완요법들이 진정 한의학과의 유기적 관련성 차원에서 진지하게 접근, 수용되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성이 필요하다.

특정 보완요법들이 계통적 체계를 지니고 일정 부분에서는 주류의학의 부족을 보충, 대안을 제시해 줄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는 한의학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해당 요법에 대한 진지한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일정 정도의 임상적 성과가 구축되고 해당 요법의 텍스트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이루어졌어야 할 터인데, 그런 경우는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이들 보완요법에 힙입어 한의학의 외연이 확장되고 미답의 영역에까지 한의학의 시선이 미친 것이지 물어본다면 부정적인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보완요법의 수용이 진정한 치료효과 상승을 위해서보다는 현실적이고 경영적인 측면에서 외양을 씌우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정 보완요법의 시술을 내세우는 경우 오히려 한의학적 시술은 주변으로 밀려버리거나 보완요법의 들러리가 되기도 한다.

한의사라는 제도적 의료인을 통해 시술된다는 이유로 정체불명의 요법이 한의학의 정통적 시술로 포장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의 경우는 사이비나 유사의료에 해당하는 것들이 정통 한의학으로 둔갑되어 한의계 전체를 욕먹게 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의사가 한의학의 전문가가 아니라 특정 보완요법의 시술자로 오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경우 한의학은 정말 보완요법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때문에 한의사에게 수용된 보완대체요법은 질병 치료와 보건 향상을 위한 한의학의 일부로서 기능해야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으며 시대적 요청에 맞는 면모를 지닐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의료계 내에서 주도권 선점이라는 정치적 측면이나 경영 상황 타개를 위한 지극히 현실적 측면에서 수용 여부가 논해진다면 한의사는 보완대체요법사로 전락할 위험을 안게 되며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식는 순간 한의학도 동시에 같은 배를 타게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관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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