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총회 개혁주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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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총회 개혁주체인가?
  • 승인 2010.08.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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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국

최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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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 선출권 독점 없애야
교차로- 대의원총회 개혁주체인가? 개혁대상인가?

대한한의사협회의 모든 회원은 협회장 선출권-탄핵권, 예결산 감독-승인권, 정관 시행규칙 개정권, 정책 결정권 등 모든 회무에 대해 권한을 가지고 있다. 다만 집행 효율성을 위해 대의원제도를 채택하고 있을 뿐이다.

250명의 대의원 선출은 분회마다 다르겠으나 신‧구세대의 갈등, 한의약시장의 위축 등으로 대의원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게다가 일단 대의원이 선출되면, 일선 회원들은 실질적으로 대의원들의 주장과 활동을 견제할 아무런 제도적 권한이 없다.

그렇다면 대의원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헌데 우리 대의원총회는 답답함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충돌 상황에서는 각 세력의 숨 막히는 파워게임 대상이며, 협회장 선거에서는 그들만의 인맥이 총동원된 향연의 장이고, 소위원회에 반기를 들면 안되는 그들만의 암묵적 불문율이 존재하고, 회원의 민의보다 원활한 총회 진행에 따른 이른 폐회를 우선하는 서글픈 현실, 이것이 대의원총회의 암울한 초상이 아닌가 자문해 본다.

협회장 선출권 독점 없애야 
상시 집행체계로 전환해야


몇년 전 직선제 안이 올라왔을 때다. 의장단이 마이크를 잡고 말한다. “이번 직선제 안은 모든 대의원이 충분히 인식하으니, 찬반 논쟁 없이 바로 투표에 들어간다.” 이어 자화자찬한다. “대의원들이 적극 협조해 기록에 남을 만큼 일찍 끝났다”라고. 민의는 신속한 회의 진행이란 미명 아래, 전날 정관 소위를 걸쳐 올라온 자료에 대해 충분한 숙지나 토론도 없이 허무하게 허공에 날아갔다.

민의를 적극 반영하지 않는 대의원총회는 지방 호족들의 잔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일반 회원들은 그저 흥분하고 자조하기만 한다. 대의원들을 향해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전화하고 항의하여 권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저 자조한다. 대의원에 의하여 왜곡된 자신의 진의에 조용히 눈 감는다. 참 비겁한 모습이다.

이제라도 대의원의 협회장 선출권 독점을 없애야 한다. 대의원총회는 년중 일회성 전시행사가 아닌 상시 집행체계로 변화하고, 이를 정관으로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천길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 지금 우리의 과거를 깨지 못한다면 우린 없다. 대의제도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이제 자판을 집어 던지고 신발을 신을 시간이다.

대외적 위기를 직면한 가운데 내부 개혁을 외치면 고리타분하고 현실감각이 없다고 말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외부 응전에 비친 우리 모습은 내부의 조율되지 않은 분열로 인한 시간과 열정의 소모가 더 크다. 이제라도 내부를 정비하여 외부에 맞서야 한다. 아무도 돌 던지는 이가 없기에, 나 스스로 우리에게 돌을 던져본다.

최정국/ 혜민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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