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반성 행동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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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반성 행동으로 거듭나야
  • 승인 2010.08.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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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석

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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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학 잃어버린 외과시술 복원 요구돼
시평- 처절한 반성 행동으로 거듭나야 

한국의사학회, 원광대 경혈학교실, 한국한의학연구원 등의 최근 연구를 보면 침은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유리와 같이 날카로운 재질의 폄석으로 상처 부위를 째거나 사혈시키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조선시대까지도 현재의 외과시술 도구 모양의 침으로 상처를 꿰매거나 부러진 뼈를 맞추고 종기나 종양을 째고 봉합하는 시술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의학의 역사를 알고 있는 한의사들은 많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외과시술은 침구학의 영역이 아니며 한의학의 영역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의사들 또한 많을 것이다.

최근 의사 및 무면허 시술자들의 무차별적인 언론활동과 헌법재판소의 불편한 판결, 그리고 한의학연구원의 통폐합 문제로 인해 한의학은 큰 위기를 맞았다. 원인은 한의학을 이해 못하는 행정, 입법, 사법기관이나, 각자의 이권을 위해 한의학 폄하를 서슴지 않는 언론, 한의학에 불리한 국제환경 등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외부에서만 찾는다면 한의학은 박물관에만 존재하는 박제화된 유물이 될 것은 명확하다. 앞으로 우리 한의계는 어떠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무슨 활동을 해야 하는가?

첫번째로 한의사들은 전문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한의사는 현재 침구학 분야에서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전문가 집단이다. 지난 93~97년 대정부 운동이 성공했던 것은 국가와 사회가 인정할 정도로 한의학 발전에 대한 기본 토대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가 아닌 무면허 시술자들과 다투고 있는, 97년 이후 끝났다고 판단했던, 현실은 우리 스스로의 처절한 반성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특히 침구학 분야의 전문성은 잃어버렸던 외과시술 분야를 복원하여 무면허자들이 넘볼 수 없는 기술의 획득으로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침구학 잃어버린 외과시술 복원 요구돼
젊은 한의사들 조직적 참여…미래 대비


두번째로 한의사들은 한의학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97년 이후,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만한 많은 기금이 정부로부터 한의계에 유입되었다. 하지만 이 기금들을 갖고 진행되는 대부분의 연구는 한의학 자체를 위한 연구들과는 거리가 멀다. 한의학을 과학화하는 것이 목적인지 수단인지를 연구자들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같은 제목이나 소재의 과제라 하더라도 한의과대학이나 한의학연구원의 연구가 다른 기관의 것과 확연히 다른 결과를 갖고 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젊은 한의사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93~97년 각 학교 비상대책위원으로 나섰던 학생들 중, 현재 교수나 연구원, 한의사협회 활동, 한의언론 활동, 프랜차이즈 한의원 경영 등 여전히 남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한의사들이 상당히 많다. 아마도 학생 때부터 키워왔던 한의학에 대한 앞선 고민들이 그들을 지금의 자리들로 이끌었을 것이다. 93~97년 대정부 운동의 결과물로서 한의대 입학점수 최고점을 찍었던 97학번 이후 한의사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조직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의학을 이끌어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한의사들은 잊혀진 기술 하나라도 복원하여 현대화시키겠다는 절박한 신념과 목표의식을 갖고 서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기성세대 한의사들은 여전히 몸을 사리고, 젊은 한의사들도 전문성 강화를 위한 활동에 참여도가 낮고, 학생들조차 구태들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척박한 한의학의 토양 위에도 누군가는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아야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강연석/ 원광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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