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49] 龍樹菩薩眼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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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49] 龍樹菩薩眼論
  • 승인 2003.04.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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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法따라 동쪽으로 온 印度 眼科術

그림설명-『의방유취』 수록 서명과 안과수술에 쓰는 금침.

이 책은 언제 누구의 손에 의해 지어졌는지 확실치 않다. 다만 『隋書·經籍志』에 ‘龍樹菩薩藥方’, ‘龍樹菩薩和香法’,‘龍樹菩薩養性方’이라는 이름이 보이고 『宋史·藝文志』에 ‘龍樹菩薩眼論’이라는 서명이 나타나지만 이미 잃어버린 지 오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 혹간 ‘龍樹眼論’ 혹은 ‘眼論’이라 한 것은 이 책의 약칭으로 여겨진다.

‘龍樹’는 인도 佛門의 名醫로 ‘龍猛’ 혹은 ‘龍勝’으로 쓰기도 하며 梵名은 나가르쥬나(Nagarjuna)이다. 그는 석가 入寂 후 700년 뒤에 南天竺에서 태어나 馬鳴보살의 再傳 제자가 되어 佛法을 크게 일으켰다. 또 秘藏의 불경을 전했고 저술이 매우 많았다고 하며 三論宗과 眞言宗의 宗祖로 모셔졌다. 그는 또 모든 학술과 技藝에 능통했으며 특히 隱形術을 잘 썼다고 한다. 젊어서 스승이 주는 약재 70종의 냄새만으로 약성을 구분하여 알아맞힐 정도로 의약에 정통하였다.

한편 고대 인도의 外科寶典으로 유명한 『수슈르타醫錄(Sushruta Samhita)』을 修訂하기도 하였는데 수슈르타는 바로 인도의 內障제거침술의 창시자이다. 하지만 용수의 생존시기나 위의 여러 가지 행적과 저술이 동일인의 것인지는 논란이 많으며, 대략 4세기 후반의 인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름만 전하던 이 책의 遺文이 『의방유취』와 『의심방』에 일부 남아 있다. 丹波元胤은 『中國醫籍考』에서 “세상에 전하기를 ‘龍樹菩薩’은 눈병을 잘 고쳤기 때문에 왕왕 그 이름을 빌어 책이름으로 삼았으며, …… 이 책은 文辭가 古雅하고 『外臺秘要·謝道人論』과 비슷하나 증치법과 針鎌術의 精微함에 있어서 이 책에 미치지 못한다. 또 페르샤 술법이 들어 있는데 중국의 어법과 같지 않으므로 수당시대 사이의 인물이 외국의 치료법을 채록하여 전한 것이 틀림없다”고 하였다.

『의방유취』의 引用諸書에는 방대한 의학전서 안에 채록한 153종의 역대 문헌이 대략 시대별로 나열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이름이 隋代 巢元方의 『諸病源候論』보다 앞서 수록되어 있다. 또 明代 薛己는 이 책의 저작연대를 隋代 이전 南齊로 보았으니 시기를 따져서는 동양의학에서 가장 오래된 안과 전문서라 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多紀元堅과 그의 문하생들은 『의방유취』 안에서 중국과 일본에서 이미 오래 전에 亡失된 40종 가량의 문헌을 찾아내어 잃어버린 책을 抄錄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醫方類聚採輯本’으로 이 가운데 이 책이 포함되어 있으며, 1권1책 분량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편제상 眼病因起, 謬誤失治, 應伏宜忌, 편理戒約의 차례로 실려 있는데 원인치료와 辨證論治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어 開內障用針法, 鉤割及針鎌法, 療眼後禁忌愼護와 같은 3편이 실려 있는데 첫 번째 것은 침을 사용하여 백내장을 걷어내는 탁월한 수술방법이고 그 다음은 翼狀努肉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치료방법으로 무엇보다도 努肉을 수술로 제거한 이후 재발하는 문제를 거론하였다. 마지막으로 일반 안질과 수술 후 調理의 중요성을 논술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고대 안과학에서 매우 이른 시기에 눈병에 수술요법을 적용하고 이미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또 이어 治小兒眼法에서는 소아의 안질을 치료하는데 별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만약 어른과 함께 똑같이 다스리면 잘못이 크다고 하였다. 이상은 총론의 형식을 띄고 있으며, 맨 마지막의 辨論眼病不同隨證所療三十篇에서는 30여종에 달하는 눈병의 증치와 각론을 상세히 다루고 있는데 이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남북조와 수대에는 兵火가 잦아 의학 서적이 많이 散佚되었는데 유독 이 책만이 요행히 살아남아 그 일부일망정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의 『의방유취』에 담겨 전해진 것은 실로 다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수당시기에는 불교가 대량 한반도에 전입되었으며 入唐求法僧의 행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왕래가 빈번하였다. 특히 『續高僧傳』의 慈藏傳에는 新羅僧 자장이 당나라에 머무르는 동안 선천적인 맹인을 눈뜨게 한 일화가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먼 옛날 佛法의 傳派를 따라 치료기술도 오고 간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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