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SBS 토론회’ 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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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SBS 토론회’ 였나
  • 승인 2010.08.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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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를 위한 ‘SBS 토론회’ 였나

SBS가 8월6일 ‘침구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내보냈다. 토론회 수준은 한마디로 낙제점에 불과했다. 특히 진행자는 고도의 전문성을 훈련받은 인사답지 않게 편향성이 담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두고 토론회 방향을 이끌어 갔다는 의구심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여론이 비등해지는 건 당연하다. 이런 토론회는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여론을 호도하고 혹세무민에 탄력을 실어줄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우선 진행자는 김남수를 선생, 선생님이라 불렀다. 아무리 상대가 90대 노령이라 해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 토론회에선 말이 안되는 짓이다. 굳이 호칭을 붙인다면 김남수 침사 식으로 직함을 이름 뒤에 붙였어야 옳다. 온 국민의 존경을 받는 정신적 지도자가 토론회에 참여해도 선생님이란 호칭을 붙이기 어려울 판인데, 무슨 연유에선지 진행자는 극존칭을 썼고, 그 바람에 시청자들 다수는 무의식적으로 김남수를 선생님으로 바라보게 됐다.

더구나 김남수 침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도미활동을 SBS가 특별취재를 했다고 발언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행자는 얼른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방송사가 누구를 무엇을 취재하고 보도하든 그건 자유이지만, 당시 김남수는 침사인데도 뜸을 놓아 불법 의료행위자로 처벌을 받은 상태였는데 과연 이런 사람을 대상으로 큰 돈 드는 해외취재까지 벌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니 뭔가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는 설이 난무하는 것이다.

한의사협회 측의 토론회 불참도 객관적이고 정확한 상황 전달이 되지 않았다. 한의협은 참석 여부를 토론회 개최 이틀 전에 통보받았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참석을 결정했다. 토론회 주최 측과 패널 선정 문제를 놓고 의견을 오갔는데, 토론회 녹화 서너 시간 전까지 주최 측은 패널을 임의로 교체했다고 한다. 결국 한의협은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토론회 순수성이 의심돼 불참을 통보했고, 김남수 침사 참석도 그 다음에 결정됐다고 한다. 방송 토론회가 이렇게 졸속으로 치러졌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그런데도 진행자는 한의협 불참에 대해 주최 측의 난맥상과 책임은 쏙 빼고 한의협 쪽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만 내보냈다. 이는 방송권력의 횡포나 다름없다. 엄밀히 말해 한의계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측면도 강하다. 추후 SBS는 그 점에 대해 명백한 입장과 배경을 시청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SBS 토론회는 이외에도 준비 부족, 진행자 자질이 의심스러운 토론주제 숙지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만큼 빈틈이 곳곳에서 노출됐다. 사회적 이슈를 공론에 붙이려면 철저한 준비는 기본이다. 물샐 틈 없이 철저히 준비를 해도 객관성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 십상인데 무슨 말 못할 연유로 국민건강 즉 그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서둘러가며 급하게 토론회 주제로 올렸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방송위원회에 편향성 여부 심의 제소 등 한의협 추후 행보에서 이런 저간사정이 하나하나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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