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42] 朝鮮常識問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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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42] 朝鮮常識問答
  • 승인 2003.04.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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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전통과 지식의 門路

그림설명-『조선상식문답』과 최남선

六堂 崔南善(1890~1957)이 조선에 관한 상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답형식으로 쓴 책으로 원래 1937년 1월30일부터 9월22일까지 每日新報에 160회에 걸쳐 연재한 ‘朝鮮常識’이 그 모태이다. 疆土編·歲時編·風俗編 등 16편 356항목으로 이루어진‘조선상식’을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인 1946년에 재편하여 단행본으로 펴낸 것으로 많은 호평을 얻어 이듬해에는 續編까지 펴내게 되었으며, 1948년에는 내용을 더욱 정선하여 연재 제목과 같은 이름의 한국학 전문서 3책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의 내용을 일괄해 보면 모두 10편 175항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편 국호편에는 조선의 명칭과 관련하여 그 기원과 의의, 대한의 유래, 서양제국의 조선칭호가 실려있고, 제2편 지리편에는 조선의 위치와 면적, 삼천리의 유래, 행정 구획과 지리, 제3편 물산편에는 조선의 자원과 동식물, 광산, 쌀·인삼·과일·목축·광물질 등의 산물에 대해 적어 놓았다. 제4편 풍속편에는 흰옷의 유래와 폐단, 두루마기·망건 등 의복의 유래, 신선로·약식 등 고유 음식, 백일과 돌·관례·혼인·삼년상·윷·널뛰기 등의 풍속을 제5편 명일편에는 설·대보름·부럼·踏橋 등 각 민속명절의 유래와 놀이 문화, 제6편 역사편에는 조선역사의 대강, 민족문화와 특징들, 전통의 연면성과 조선의 민족성, 당파성과 사대성에 대한 변론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제7편 신앙편에는 조선의 고유신앙, 단군신앙의 연혁과 유적, 동학과 유사종교를 제8편 유학편에는 유교의 전래와 학파, 儒賢과 서원, 교육기관, 유교가 조선에 미친 영향을 제9편 제교편에는 불교의 전래, 異次頓의 순교와 불교의 영향, 억불정책, 불교본산과 종파, 도교의 전파, 기독교의 전래, 천주교와 순교, 회회교를 제10편 어문편에는 조선어의 언어학상 지위와 연원, 우랄알타이어족, 외래어, 조선국문의 성립과 보급과정, 훈민정음의 연원과 특색 등이 문답체로 풀이되어 있다.

많은 수록 내용 가운데는 의학에 관한 상식도 드물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물산편에 실린 人蔘에 대한 글 속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인삼은 조선에서 나는 것을 가장 상품으로 여기는데 근래 일본과 미국에서도 이것을 재배하지만 그 성가가 도저히 조선산을 따르지 못합니다. …… 중국시장에서 홍삼의 신용은 절대적인 것이며 고려인삼의 가치가 다른 것에 비하여 단연 높아서 보통 花旗蔘(미국삼)의 약 5배, 東洋蔘(일본삼)의 약 10배, 關東蔘(만주삼)의 약 15배가 표준이 된다고 합니다.”

아울러 옛날 조선에는 어디서고 자연생 삼이 많아서 1년에 수 만근을 채취했다고 하며, 그것을 주고 일본에서 가져온 은과 동을 중국에 되팔아 이익을 남겼다.

또 중국에서는 비단과 生絲를 사다가 일본에 넘기는 중개무역으로 국제거래를 행하여 수 백년 동안 인삼 한 가지 약재가 거의 조선경제를 지탱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와 함께 開城蔘業의 전래와 홍삼의 전매, 人蔘特別區域의 지정 등에 관한 사실도 간략히 소개되어 있어 읽어볼 만하다.

또 茶와 담배에 대한 글도 있는데 인도 원산인 차가 당나라를 거쳐 이 땅에 전해진 것은 약 1300년 전인 신라 善德王 때부터라고 하였다. 담배는 평안도 산이 토질에 잘 맞아 품질이 우수한데 이 때문에 ‘西草’라는 이름이 좋은 담배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조선 담배는 만주족들에게도 성가가 드높아, 북경으로 가는 사신일행의 짐 꾸러미 속에 빠지지 않는 무역품의 하나였으며, ‘南靈草’라는 별명은 남방에서 전래한 영험한 약효가 있는 풀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광복 당시 조선 민중의 상식을 증진하기 위하여 저술된 것 인만큼 저자의 다른 글과는 달리 평이한 문체로 민족의 풍속과 전통을 재인식시키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기획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평가받고 있다. 정작 본격적인 의학편은 속편의 11장 과학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지면을 넘겨 다음 회에 소개하기로 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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