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37] 經絡學總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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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37] 經絡學總論
  • 승인 2003.04.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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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해부 결합한 신교육의 序曲

그림설명-『경락학총론』의 해부장기도와 광고, 저자의 초상

저자가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근대 한의학 문헌 중의 하나로 醫生 교육용 교재로 쓰인 것이다. 대개 『의약인명사전』에는 洪鍾哲(1852~1919)이 1922년『경락학총론』을 저술하고 채색본 銅人圖를 인출했다고 적혀 있지만 발행시기가 저자의 사후인 점이 확연치 않다. 그런데 동 시기 又松 金海秀가 1920년에 간행한 『萬病萬藥』의 歷代醫學姓氏를 보면 ‘洪鍾哲 著經脈學 銅人學‘이라고 되어 있어 개연성을 더해 주고 있다. 현재 영인하여 보급된 연활자본에는 저자와 발행시기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1924년에 발행한 『東西醫學硏究會月報』의 한 면에는 이『경락학』 1책과 眞本 銅人圖 2매를 곁들여 판매한다는 京城 新明書林의 광고가 실려 있어 이 책의 내력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저자로 알려진 慕景 洪鍾哲은 1908년 公認醫學講習所를 설립하여 운영하였으며 생을 마칠 때까지 한의학교육에 헌신하였다. 1913년에는 朝鮮醫生會 회장으로 『東西醫學報』(월보)를 간행하기도 했으며, 이어 1914년에는 의료법규와 독극약물요약표 등이 들어있는『醫生必携』를 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학술잡지 『漢方醫藥界』와 『東醫報鑑』에는 婦人論, 生理說, 生理衛生의 略論 등 그가 남긴 논설이 실려 있다. 그는 또 張景岳을 흠모하여 『類經』을 깊이 연구하였으며 『景岳全書』와 30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八陣新編』 2권을 저술하였다.

아울러 후진양성을 통한 한의학교육과 함께 저자의 가장 뚜렷한 족적은 바로 한의학 부흥운동에 투신한 점이다. 日帝 治下에서 한의학말살정책에 대항하여 田光玉, 金永勳, 韓秉璉 등과 함께 八家一志會를 구성하는 등 학술단체와 의사단체를 조직하여 의권투쟁을 벌이는 한편 한의학의 정통성을 주장하는데 진력하였다.

본문은 한문투로 된 원문에 한글토를 붙여 놓은 방식으로 짜여져 있어 아직은 근대식 서술체제로 접어들지 못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한결 가독력이 높아진 형태이다. 서문도 없이 시작하는 본문의 내용을 보면 첫머리부터 12경락의 순행과 유주가 서술되어 있고 이어 五臟六腑 衛氣營血의 전신순환과 음양기혈의 생리관계가 부연되고 手足 三陰三陽 經氣의 흐름과 호흡에 따른 元氣의 전신 주행으로 이어져 한방 경락생리의 요체가 소개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 소개된 人體形은 고전에서 볼 수 없었던 서양 해부지식이 반영된 모습으로 소략하지만 분명하게 解剖臟器圖를 싣고 있다. 이것은 당시에 널리 보급된 『生理解剖圖說』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全體新論』, 『解體新書』등 서양 해부학서에 비해서도 상당히 간추려진 형태이지만 이것이 漢方醫의 교육용 교재로 두루 쓰인 점을 감안할 때 그 비중은 자못 크다 하겠다. 頭面部는 다시 전, 腦髓, 額로, 頭, 面, 目, 鼻, 耳, 枕骨, 完骨 등으로 나뉘어 부위별로 순행 경락의 起始, 終止, 入絡 등이 표시되어 있고 생리관계가 함축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어 喉口脣舌部와 皮毛肌肉部, 筋骨血脈部, 藏府部. 前後陰部가 이어진다.

또 經穴部에는 각 경혈의 소재부위와 주치증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고 骨部名目에는 인체내 주요 골명과 개략적인 위치가 적혀 있다. 그 다음엔 의외로 年運部가 실려 있는데, 24절기에 따른 五運六氣의 순환과 主客運氣의 陰陽次序가 있고 太過不及의 年運歲化가 들어 있어 일순 혼란스러운 듯하다. 이어 오운육기 交會圖가 원도표로 제시되어 있고 곧이어 五行鍼術法이 등장하여 이것들이 모두 子午流注에 따른 補瀉 침술법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補瀉正勝法에는 십이경락의 허실에 따른 正格과 勝格의 補瀉혈위가 수록되어 있다. 끝으로 ‘奇經八法爲要, 乃十二經之大會也’라는 항목이 설정되어 있는데 列缺, 申脈, 臨泣, 外關, 公孫, 後谿, 內關, 照海 8개의 경혈을 사용하여 奇經八脈의 대칭되는 혈위를 취혈하는 독특한 침구배혈법이 소개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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