暑傷- 여름철 단골손님
상태바
暑傷- 여름철 단골손님
  • 승인 2010.07.16 09:4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세영

홍세영

contributor@http://


문진 상세 … 80점 처방 95점 도약
교차로- 暑傷- 여름철 단골손님 

여름이다. 바야흐로 暑傷의 계절이다. 상서, 중서, 중갈 등 증후와 명칭은 다양하지만, 대개는 소리 없는 도둑처럼 들러붙어 괴롭히는 여름 단골손님이다. 서상의 처방은 많지만 대표 처방은 淸暑六和湯이다. 승정원일기의 입진기사에도 여름의 상용 처방으로 등장한다.

이름도 사랑스러운 내의원 의녀 사랑비는 어느 날 사대부가의 부름을 받는다. 연세도 높으신 마님이 위중하다는 전갈이다. 침통을 챙겨들고 바삐 나가 진맥을 해보니 다름 아닌 서상이다. 사랑비는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서상이라고 진단을 내린 후 처방을 적어주며 걱정 마시라 안심 시켜드린다. 혹시 폐정격도 놓아 드렸을지 모르겠다. 처방명은 기록에 안 나오지만, 내의원에서 많이 사용했던 청서육화탕을 서너 첩 쓰라고 하지 않았을까?

서상을 지칭하는 표현으로는 <동의보감>에 中暑, 中熱, 中暍, 冒暑, 傷暑 등이 있다. 간명한 정리가 두드러지는 <의림촬요>에 따르면, 冒暑와 傷暑, 中暑는 경중에 따라 나눈 것이고, 中暑와 中熱은 형증에 따라 음양으로 나눈 것이다. <의학입문>을 보면, 높은 집에 가만히 앉아있는 선비도 서상을 입고, 볕에 널어놓았던 이불을 덮어도 서상을 입는다고 했으니, 과연 여름철 주전선수라 하겠다.

문진 상세 … 80점 처방 95점 도약
본분 충실… 한의학 되살리는 小道


서상의 증상은 다양하다. 메슥거리고 어지럽고 기운 없는 초기 임산부가 立夏에서 處暑 사이에 내원한다면 오저로 확진하기 전에 서상인지 자세히 문진해볼 필요가 있다. 감별 진단은 간단하다. 열이 시시로 훅 하고 오르는가? 변이 묽어지고 배가 살살 아픈가? 뱃속이 요란하게 끓는가? 갈증이 나서 찬물을 들이켜도 갈증이 쉬이 가시지 않는가? 얼굴이 때가 낀 듯한가? 몸이 무거워 자꾸만 눕고 싶은가? 기타 등등. 환자의 평소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맥에서도 물론 열상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몇 첩을 쓸까? 전통의 맥을 잇는 의가나 과거의 의안기록을 보면 일반 치료약은 대개 하루, 이틀, 삼일이 기본이다. 청서육화탕 역시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여섯 첩을 안 넘긴다.

처방이 없어서 못쓰는 것이 아니라 뽑아 쓸 줄을 몰라서 못쓴다고 하셨던 늙은 스승님 말씀이 생각난다. 처방을 위한 첫 단계는 問診이다. 脈, 觸診, 望診으로 감별하되, 세밀하게 증후를 다듬는 과정이 바로 문진이다. 문진이 상세하면 80점짜리 처방이 95점으로 성큼 뛴다. 기운이 없어 보약을 먹겠다는 환자를 보고 녹용을 먼저 떠올리기보다는 서상이 아닌지 의심하고 상세히 문진해 보는 것이 바로 오늘날 한의학 전통을 되살리는 小道가 아닐까.

홍세영/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청심 2010-07-17 11:38:39
화기는 여름에 왕성하여지며 즉 분산하는 기운을 발한다. 이를 어기면 사람은 심장을 상하게 되며 가을에 해학이 생기게 되어 수렴하는 능력이 약하게 되고 겨울에 이르면 중병이 된다.

청심 2010-07-17 11:37:50
그리하여 이시기에 천지의 음양이 상교하여 양은 기를 화하고 음은 형태를 만든다. 형과 기가 상결하여 만물은 개화하고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이렇게 천지의 기운이 교감하는 시기에 사람도 야와조기하며 햇빛을 피해 서늘한 곳을 찾아서는 안되며 이것이 바로 사랑하는 바가 바깥에 있는 것처럼 하라는 말이니 이것이 여름에 장무하는 도리에 응하는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