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의식 부재가 공멸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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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의식 부재가 공멸 자초
  • 승인 2010.07.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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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일 기자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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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윤리의식 부재가 공멸 자초

방송에서 또 문제가 터졌다. 비록 유선방송이지만 파장은 더욱 크다. 논란의 핵심은 대다수 한의사를 잠재적 ‘사기꾼’으로 내몰고, 한의약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발단은 홈쇼핑 방송에 출연한 모 한의사가 ‘공신단’을 판매하면서 비롯됐다. 한의사는 “시중에 판매 중인 공진단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라”는 식의 발언을 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부분의 공진단은 진품이 아닐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공진단의 주 취급처가 한의원인 만큼 한의계가 들썩일 만하다. 더구나 이런 발언은 한의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약재의 안전성,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한의약의 신뢰는 무너졌다. 그런데도 한의사 스스로 한의약의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한의계의 비난이 커지자 해당 한의사는 “한의사가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공진단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라는 내용인데, 방송에서는 한의사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해명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궁색함이 엿보여 오히려 안타깝다. 이 한의사는 첫 방송이 나가고 논란이 일었음에도 재차 방송에 나갔다. 해명의 진실성이 없다고 여기기에 충분한 것이다.

개인이 돈을 벌기 위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경제활동을 벌이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활동에도 최소한의 상도덕이 존재하고 기본윤리는 지켜야 한다. 남을 죽이고 자신이 사는 방식은 가장 피해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방송에 출연한 한의사는 그 사항을 어긴 것이다.

이처럼 방송으로 인해 논란이 발생한 적은 과거에도 수차례 존재했다. 때문에 대한한의사협회는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한 상태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개인의 윤리의식의 부재와 협회의 관리 미흡이 결합된 결과다. 말로만 윤리 강화를 외치기에 부족하다면 일벌백계도 때론 필요하다. 윤리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의사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여력이 부족한 것이 한의계 실정이다. 스스로 자신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일만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일부일지라도 한의사들의 윤리의식 부재는 한의계의 공멸을 자초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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