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 큰 그림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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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 큰 그림 그려야
  • 승인 2010.07.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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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신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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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한약 유통 제조라인 개방화

한의사들, 큰 그림 그려야

“한약에는 중금속이나 농약이 잔뜩 들어있어 몸 보신하려다 오히려 낭패 보는 거 아닌가요?”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참 대략 난감이다. 30년 넘도록 한의계에 종사해 왔지만 요즘처럼 곤혹스러웠던 적도 없다.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한약 관련 오보들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터질 때마다 과연 이렇게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자괴감이 든다.

그래, 이제는 무대응의 논리로만 갈 수는 없다. 수천 년 간 민족의학으로 발전해온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과 합리성을 올바로 알리고 또한 한약재 안전성에 대한 정당한 논리를 적극 전파해야 한다. 한약 안전성 관련 문제는 비단 한약재를 공급하는 제약사만의 일이 아니다. 한의약계의 연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물론 무작정 연대해 항의만 하면 합리적 사고와 정보의 정확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한의원들은 한약재 오염원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자체 보관시설을 보완하고, 탕액으로 전환됐을 때 안전성 테스트를 협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그에 대한 문제 발생시 조속한 조치를 취하면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한약재 안전성 논리 적극 전파해야
검증된 한약 유통 제조라인 개방화

한약재를 공급하는 측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검증된 한약을 유통하고 또한 한약재 제조라인의 완전 개방화를 통해 언제든지 한의사나 일반 소비자단체의 개방 요구에 적극 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대응에 나서지 못할 경우 자멸의 길을 걷도록 한의약계 분위기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자정능력의 극대화를 적극 도모하는 셈이다.

사실 한약재를 선택하는 문제는 다분히 한의사의 손에 달려있다. 한의사는 말 그대로 의술과 함께 인술을 펼치는 전문가다. 한의사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국민은 한의사에 대한 신뢰와 신망을 더욱 더 깊이 간직할 것이다. 그동안 한약재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한의약계 주도권이 이리저리 분산됐던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보다 한의사들이 주체가 되어 한의약계를 이끌고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때문에 한의사들은 한의약계 중앙이자 주축으로서 더 넓은 시야와 아량으로 한의약계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좋겠다. 한약재 구입 역시 냉철하고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하면 좋겠다.

이제는 좀 아는 사이라 해서 그 회사의 한약재를 이용해 주고, 좀 더 값이 싸다고 해서 약재를 구매해 주는 형태로부터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한약재 구매활동이야말로 한의약의 근간을 지키는 일이다. 자칫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 되풀이되면 한의약계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좋은 약재 유통이 자리 잡으면 한의약계 파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다.

신경수/ 한국한약제약협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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