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愚公移山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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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愚公移山을 믿는다”
  • 승인 2010.07.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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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최원철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나는 愚公移山을 믿는다”

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최원철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

한양방 질시 공격 속에 진화 거듭
경희대 내 ‘넥시아재단’ 설립 구상 

최 교수가 자신을 둘러싼 풍문에 대한 입장과 그동안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격정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 길을 걷다 보면 길이 생긴다. 세인은 나중에 이 길을 편하게 활용하지만 처음 미답의 길로 들어선 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주변의 따가운 눈총이 때론 삭풍으로 눈보라로 다가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토로하지 못할 실패의 두려움은 또한 얼마나 컸을까. 그래서 오기와 끈기가 더욱 작동할 지도 모를 일이다. 사명감 때문에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지만 그 간난의 과정을 통해 마음 속 깊이 독버섯처럼 자라는 독선과 아집은 또한 얼마나 클까.

최원철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장은 이런 과정을 ‘우공이산’이라 표현했다. 표정도 명랑했다. 미래 비전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다. 오랜 기간 한양방 양쪽의 질시와 공격을 받아온 이답지 않게 여유로워 보였다. 일단 지금까지 결과를 토대로 놓고 보면, 최 교수는 ‘위너’인 것만은 분명하다. 15년 전 좌표를 설정한 뒤 목표를 향해 한발한발 다가섰고, 결국 적확하게 탄착점을 형성했다. 암 치료 관련 논문이 최근 SCI급 유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앞으로도 논문 4편이 더 유명 학술지들에 실린다고 한다.

헌데 고생길이 끝난 게 아니다. 이런저런 풍문에 시달리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을 떠난다, 재단 측과 암 치료제 넥시아 소유권을 놓고 분쟁이 일어났다 등 괴소문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이는 그를 아끼는 이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고, 적대감을 가진 이들에게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호사가들에게는 이보다 맛난 술안주 감은 없을 성싶다. 최원철 교수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그는 비교적 진솔하게 소탈하게 거침없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역시 그는 인파이터였다. 저력이 남달랐다.

“혈액종양내과는 툭 하면 딴지를 걸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건 양방의 행태에 동조하는 한방 교수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 동서신의학병원을 떠난다는 풍문이 돈다.
“내가 하도 시달리니 그런 소문이 생긴 모양이다. 사실 혈액종양내과는 툭 하면 딴지를 걸었다. 조직적인 방해도 적잖았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건 양방의 행태에 동조하는 한방 교수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설령 사면초가일지라도 내 목표가 완수되기 전까지는 떠나면 안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 측이 한방암센터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래도 가재는 게 편이다. 설마 한방 교수들이 무조건 양방을 편들겠나.
“상식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일부 한방 교수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지경이다. 그들이 이전투구를 부추기고 다닌다.”

- 암 치료제 넥시아 소유권을 둘러싸고 재단 측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넥시아 특허권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다. 신약은 AZI에게, 한방 독점권은 광혜원재단에 있다. 넥시아 독점 사용을 대학이 원하는 것 같다. 그래서 광혜원재단을 설득해 경희대 내에 넥시아재단을 설립하고, 넥시아 로열티 전액(1천억원 규모)을 연구재단에 한의학 연구기금을 출연하고, 단 연구기금의 10%는 영세민 암치료 지원에 쓰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논의가 잘 마무리될 것이다. 나와 재단 측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넥시아의 연간 수익은 얼마나 되나.
“한방병원 연간 수익의 절반 가량 된다. 이는 한양방 교수들의 반대 속에 일궈낸 성과다. 만약 한방 교수들이 협력할 경우 2차 한의학 부흥도 가능하다. 암환자가 이미 100만명 시대를 넘어서지 않았나.”

- 통합 암센터가 한‧양방으로 분리된다는데, 경영 성적이 문제가 됐나.
“아니다. 흑자경영으로 경영 성적은 매우 우수했다. 한방 암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식의 날조된 내용에 교수 사인까지 위조된 혈액종양내과의 교수 회의록을 누군가 밖으로 배포했다. 그것이 사단을 일으켰다. 헌데 여기에 한방 교수들이 멋 모르고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방 암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식의 날조된 내용에 교수 사인까지 위조된 혈액종양내과의 교수 회의록을 누군가 밖으로 배포했다”


- 그럼 이제 양방의 도움, 즉 협진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한방이 주치의인 경우 95% 이상은 한방 단독으로 치료 관리하는 시스템을 확립해 놓았다. 양방이 주치의이고 한방이 보조인 경우는 역으로 양방이 9할, 한방이 1할이다. 양방은 응급증상 관리에, 한방은 응급예방에 각각 강하다. 양방은 국제화에 크게 기여했다. 양방의 리뷰 없이는 국제적 신뢰를 얻기 힘들다. 해외 유명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는데, 양방 그것도 암 전문 교수의 리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얘기를 들어보니 센터가 분리돼도 협진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렇잖아도 한방암센터 교수팀과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이 상호 협진 효과판정 기준을 최근에 합의했다. 그 내용은 우선 대학병원의 암진단 확진서와 소견서(병록지), 영상진단(최초/현재) 사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환자 동의서가 꼭 필요하고 직접 환자검증도 가능케 하고, 환자 사례 케이스는 ‘평생존의 두배 이상일 때’ 효과로 판정한다. 넷째 대학병원의 경우 병록지를 통해 평가기간 중 치료약물이 확인되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협진 효과는 단독치료 성과가 확인된 치료약물만 인정한다 등이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단독치료 성과가 없으면 평가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 통합 암센터가 그동안 일궈낸 학문적 성과도 크다고 들었다.
“SCI 논문이 한방 교수 중심으로 8편, 양방 교수 중심으로는 12편이 나왔다. 센터 내 실적으로는 총 20편이나 된다. 특히 한방 단독으로 암을 완치한 임상례 논문이 국제 저명 암 전문지에 등재됐는데, 여기엔 두 가지 의의가 있다. 한방 단독치료와 암 완전 소실 치료가 바로 그것이다.”

- 한방이 국제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임상 결과와 약물의 QC(Quality Control) 부재가 국제 공인을 받는 걸림돌이 아니었나 싶다.”

-해외 의학계 반응은 대체로 어떤가.
“일단 임상에서 5점대 임팩트을 보였으니 꽤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앞으로 동양 전통의학자들 사이에선 한방 단독사례의 대명사처럼 활용될 것이다.”

-국내 암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얻었다고 들었다.
“암 전문 교수들에 의해 31임상 케이스가 평가됐다. 100여 건의 암치료 사례 중 양방 합의안을 통과한 것이 약 절반이며 이 중 31케이스가 1차 검증을 마쳤다. 통계학자의 검증은 진단일로부터 51%, 투약일로부터 44%가 5년 생존률을 확인받고 말기 폐암의 경우 장기생존율이 30% 내외로 집계된 바 있다.”

“통합암센터는 SCI 논문을 20편이나 발표했다. 특히 한방 단독으로 암을 완치한 임상례 논문이 국제 저명 암 전문지에 등재됐다”


-천연물 항암제 최초로 신약 2상 임상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4기 특히 항암치료에 실패한 말기 4기암이 아닌 항암 내성 前 4기암에 대한 양방신약을 개발하자는 미국 암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시행했는데, 새로운 치료영역이 개척된 것 같다.”

-최 교수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있고, 주변의 질시도 적잖다. 한의사들과 관계에 너무 소홀한 거 아닌가.
“내가 경희대 출신이 아니라 그런가(웃음). 근거 없는 이런저런 험담이 나도는 건 나도 안다. 대부분이 마타도어에 불과하지만 일일이 대응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간 빼놓고 쓸개 빠진 사람처럼 행동할 수도 없지 않은가. 다만 비판만큼은 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문서화해야 한다고 본다. 뒷담화 치는 게 아니라…. 어쨌든 내가 부족해 욕을 먹는 것 같고, 욕을 너무 많이 먹어 오래 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한의학은 분명 장점과 특성이 있다. 그런데도 한의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다. 위기라는 말도 나돈다. 그 배경은 무엇이라 보나.
“한의학의 위기가 아니라 한의사의 위기다. 한의사들은 대체로 진실성이 결여되고, 진위 판별이 부재하고, 잘못된 동문애로 얼룩져있다. 게다가 한방 단독치료를 포기했으니 작금의 위기는 예고된 몰락이다. 단독치료 근거가 없으면 협진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보조요법에 불과하다. 한방 교수들이 하루 빨리 안이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전통 한의학의 효용성이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 항암 내성과 항생제 내성 감염증에는 유효하다. 암 특히 항암 이후 내성암에는 거의 독보적이다.”

-변주, 즉 응용의 폭을 넓힌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암과 뇌 관련 분야다. 그러나 먼저 신뢰를 회복해야 한의학이 살아날 수 있다. 평가만 해도 주관적 입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툴에 의존해야 한다. 한방을 찬양하는 양의가 세상 어디에 있겠나. 이는 협진을 통한 합의안이 아니면 불가하다.”

“개명은 한방의 몰락을 부를 것이다. 양방은 개명을 근거 부족의 귀결이라 광고할 게 뻔해 개원가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동서신의학병원이 개명한다는 얘기가 있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전국의 많은 환자가 동서신의학병원을 한방 위주라고 알고 있는데, 개명에 일부 한의대 교수가 찬성했다고 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명이 몰고 올 파장은 어찌 전망하나.
“동서신의학병원 내 한방의 몰락이 시작될 것이다. 양방은 개명을 근거 부족의 귀결이라 광고할 것이 뻔해 개원가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협진에 실패한 한방만을 양방은 끌어안을 것이다. 또한 以夷制夷를 위해 한방 인사들을 고위직으로 영입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살아남자는, 협진이 아니라 보약을 처방하는 보조로라도 살아남아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느냐는 식의 교수도 있다. 기막힌 현실인식이다. 어쨌든 낮은 단계에서라도 한방 단독치료의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한의학적 연구방법이 너무 양방적 실험방식에 젖어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부는 아니지만 실험실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임상 교수들은 반드시 한방 단독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실험실 연구가 빛난다.”

-한의학 세계화가 화두다. 구두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의식 변화가 시급하다. 변화의 주도세력은 어디여야 하는가.
“단독치료의 근거는 대학병원이 만들어 재현성을 발표해야 한다. 로컬 한의원도 이를 바탕으로 2차 임상근거를 내놔야 한다. 그래야 한의학 활로가 열린다. 헌데 지금은 순서가 한참 뒤바뀌었다. 양방으로 치면, 미얀마 동네의원에서 나온 성과를 하버드 병원 보고 사용하라는 격이다. 말도 안되는 현실이다. 그나마 한의학의 명맥이 유지되는 건 정체성을 지키려 애쓰는 교수들, 묵묵히 한방 단독치료 성과를 견지해온 한의사들 덕분이다.”

정리=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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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왕 2010-07-03 17:56:08
제가 쓴 시평이 잘못된 정보를 확대 생산한 역할을 했네요. 민족의학신문 독자와 최원철 교수님께 사과드립니다. 여전히 암 센터를 지키고 계신다는 소식 반갑게 보았습니다. 모든 말기 암 환자들에게 최원철 교수님의 치료법이 적용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경희대 2010-07-03 02:13:48
넥시아는 전통 법제법인 화칠법에의한 한약입니다.
유효물질을 추출하지않는것이 특허입니다.

한의사 2010-07-02 18:46:47
건칠에서 추출하여 유효물질로 만든게 넥시아라면면 그것은 순수한 의미의 한약일까요? 양방신약이라해도 큰 오류는 아니지 않나요?

한독자 2010-07-02 16:40:59
특히 마지막에, "그나마 한의학의 명맥이 유지되는 건 정체성을 지키려 애쓰는 교수들, 묵묵히 한방 단독치료 성과를 견지해온 한의사들 덕분이다"라는 구절이 가슴에 남습니다.
상지대 한방병원에서 권기록 교수님이 그렇게 난치병에 대한 대담한 도전을 감행하셨다고 들었는데, 이제 경희대 병원에서도 그런 노력이 진행되는군요.
이런 노력이 쌓여 한의학의 미래를 밝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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