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TCM 의도… ISO 결정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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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 TCM 의도… ISO 결정 보류
  • 승인 2010.06.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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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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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빈 한국표준연구원 간사
“커미티 명칭 관련 의견 분분”
정채빈 한국표준연구원 간사

중국 측 TCM 의도… ISO 결정 보류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ISO 회의에서는 중요한 이슈가 논의됐다. 바로 ISO 기술표준 중 전통의학 TC(Technical Committe)를 만들고자 하는 안건이다. 재작년부터 중국이 ISO 전통의학 국제표준에 TCM(중국전통의학)이라는 타이틀로 커미티를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온 사실은 한의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2차례 비공식 회의가 있었지만 공식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표준연구원 간사인 정채빈 한의협 이사는 이번 회의에 대해 “중국 측이 커미티의 명칭을 TCM으로 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의견이 분분해 이번 회의에서 명칭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이 표결로 명칭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움직임이 ISO 의장에 의해 저지됐다는 소식도 들렸으나 이에 대해 그는 “공식 회의 석상에서 이뤄진 내용은 아니어서 정확한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20여개 국의 위원들 중에서도 상당수 회원국들이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한의학을 잘 모르는데다 이미 자국에 중의학이 유입해 있는 아프리카나 일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TCM 명칭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어 이를 중요한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채빈 간사는 “의의로 많은 수의 의원들이 TCM 명칭에 큰 이견을 두지 않아 사뭇 놀라웠다”고 말해 향후 ISO 회의의 전망이 자칫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각국의 대표위원들만 발언할 수 있는 회의인데도 중국의 회의 진행 미숙 때문인지 아니면 자국 내 인사들의 발언권을 주기 위해서인지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도 수시로 허락됐다”며 “이에 따라 우리 대표단도 즉석에서 서면이나 직접 발언 등으로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표준화 문제 국력 다툼으로만 봐선 안돼
한의학·중의학 차이점 확실히 인식시켜야
아프리카 일부 유럽 TCM에 거부감 없어


한편 또 다른 안건이던 커미티에서 다룰 범위에 대해서도 교육이나 의료기기, EBM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자는 중국의 주장과는 달리 우선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과 질(퀄리티) 표준화에 한정해 논의를 진행해 중국의 공세적 분위기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회의는 앞으로 ISO 전통의학 국제표준과 관련해 험난한 추진과정을 예고한 첫번째 시험대였다. 정 간사는 “우리 한의학을 세계화하는데 있어 중요한 갈림길이 될 수 있는 표준화 문제와 중대한 관련이 있는 ISO 표준 문제를 단순하게 국력의 대립으로만 봐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의 한의학은 중의학과 다른 형태로 발전해 왔고 명확히 다르다는 점을 다른 위원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표준연구원은 6월22~23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ISO 표준과 관련해 전체 위원이 참석하는 첫번째 대규모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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