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체험행사’ 101%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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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체험행사’ 101% 활용하자
  • 승인 2010.06.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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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일 기자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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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한의학 체험행사’ 101% 활용하자

창덕궁 내의원에서 진행되는 한의학 체험행사 ‘어의를 만나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참여율이 높다. 외국인들은 이색 체험에 기쁨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체험행사 가운데 한의사에게 직접 진료를 받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가 높다. 내국인 20명 외국인 20명을 선착순으로 받는데,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다. 외국인들의 경우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데도 침을 맞겠다고 자청하고 나서기도 한다. 한의학의 세계화, 대국민 홍보를 적극 천명하고 나선 현 집행부에게는 적절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하루 진료인원이 40명으로 제한돼 너무 적다. 행사장을 찾았다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협회는 “40명도 벅차다. 진료를 맡아줄 한의사 인력 수급도 힘들다”고 나름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한의학 효과를 체험할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해야 한다. 굴러 들어온 호박을 굳이 차버리는 우를 범해선 곤란하다.

진료 대기자에 대한 배려 역시 적다. 약첩 싸기, 약 갈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지만 대기시간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길게는 1시간 넘게 기다리는데 체험 프로그램은 고작 10여분이면 모두 끝낼 수 있다. 행사 2회째를 맞이한 5월27일, 조 모 할머니는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힘들지만 접수한 것만도 다행이다. 지난주에는 접수도 못했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는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아직 진료를 못받았다. 끝나는 대로 가겠다”며 누군가와 약속시간이 다가온 듯 불안하게 전화를 받기도 했다.

길어진 대기시간으로 자칫 불쾌한 기분을 갖지 않도록 대기시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설령 진료를 받지 못해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여야 한다. “진료인원 40명은 모두 채웠다. 협회는 진료만 담당할 뿐”이라는 한의협 관계자의 답변에서는 관료주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이는 모처럼 찾아온 한의학의 대국민 홍보 기회를 허투루 버리는 꼴이다.

이번 행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10월까지 매주 진행된다. 문제점을 신속히 보완할 경우 한의학을 대내외에 알리는 ‘효자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다. 한의학 살리기는 먼 데 있지 않다.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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