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모르면 사상누각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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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모르면 사상누각에 불과”
  • 승인 2010.06.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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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모르면 사상누각에 불과”

송정화 한의안면성형학회 회장

<방증신편> 27년 만에 증보판 기획 출간 

“한의사면 누구나 애독할 책이 방증신편이죠. 헌데 이 책이 몇 년 전 절판되고, 후배들 사이에서 잊히는 듯싶어 안타까운 마음에 증보판을 출간했어요.”

송정화 한의안면성형학회 회장은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방증신편(方證新編)’을 뒤적이며 증보판 출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개원 이후 지금까지 방증신편을 임상 참고서로 여기며 수시로 들춰봤다. 백번 읽으면 문리해석이 트인다는 ‘독서백편의자현’을 실감했다. 임상 경력 30년이 가깝지만 지금도 의문이 들거나 처방에 대해 궁금증이 일면 이 책부터 찾는다고 한다.

특히 송 회장은 한의원을 막 개원했을 때, 좀 더 좋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밤늦도록 이 책과 씨름했다. 그 덕에 새내기 한의사로서 ‘내가 과연 환자들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털어내고 자신감 속에 환자와 마주했다.

방증신편은 송병기 교수가 개원하는 제자들을 위해 1983년에 저술했다. 각 병증에 따라 방증이 자세하게 기술돼 있고 각 질병에 맞는 다양한 처방이 일목요연하게 분류돼 있다. 일종의 임상처방 길라잡이인 셈이다. 송 원장은 “한의학계 거장들의 비방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됐으니 실용서로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그 가치를 계승 발전시키는 게 후학들의 몫이 아니겠느냐”며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로 역설했다.

결국 증보판 출간은 온고지신이자, 법고창신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아무리 내용이 좋고,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증보판을 펴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근 27년 전에 나온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의료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디지털 세상에 맞춰 처방 역시 좀 더 다양해졌으니 책 판매는 어려울 터이다. 이런 난관을 뻔히 알면서도 증보판을 직접 기획․발간한 건 송 교수에 대한 존경과 한의계 미래를 걱정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첫 개원 당시 밤늦도록 방증신편과 씨름 

거장들 비방 정리 실용서로서 가치 높아
용어 현대화 안면성형 우수 경험방 보태


송 회장은 이에 대해 “제자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안면성형학회 이사님들이 내 일처럼 나서 교정 등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증보판 출간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주변에 공로를 돌렸다. 방증신편 증보판은 용어를 가급적 현대어로 바꾸고 송 교수의 자문을 받아 안면성형학회의 우수 경험방을 보탰다. 방증신편이 비로소 21세기 옷으로 갈아입은 셈이다.

임상의들의 평가와 반응이 어떨지 무척 궁금하다. 송 원장은 “연세와 달리 송 교수님은 젊은 사고와 현대적 감각을 지녀 지금도 특강을 하실 때면 한의학적 이론들을 명쾌하게 요약하고 정리해 주신다”며 “바로 이런 장점이 증보판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젊은 한의사들 사이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낙관했다.

송정화 회장은 이어 후배 한의사들을 향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30대 한의사들이 한의계를 이끌어 나가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새로운 흐름도 근본을 모르면 사상누각에 불과하죠. 옛 석학들의 지식이 절묘하게 풀이된 책을 벗해야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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