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1.1은 카피레프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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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1.1은 카피레프트에요”
  • 승인 2010.06.04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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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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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 황제의학상 우수상 차지
뉴스메이커- 김현호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수련의


“인삼1.1은 카피레프트에요”
졸업작 정리 논문 황제의학상 우수상 차지 

'인삼(INSAM) 1.1'은 ‘처방 검색 프로그램’이다. 동시에 <동의보감>에서부터 <온병학>, <혈증론>, <태평성혜방>에 이르기까지 옛 의서에 남아있는 4만여 개의 처방 데이터가 박혀있다. 경희대학교 한의대 04학번 120명이 1년을 공들인 졸업작품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정리한 논문이 <객체지향형 처방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처방검색 프로그램의 설계 및 개발>이다. 이 논문은 5월28일 제18회 황제의학상 논문 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논문의 저자이자 인삼의 기획자는 새내기 한의사 김현호(33.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수련의)다.

김현호 수련의는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학사·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수능시험을 다시 봐 04학번으로 경희대 한의대에 들어왔다. 졸업과 함께 한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현재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수련의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19개월 된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하다.

“인삼 1.1은 공개 프로그램입니다. 카피라이트 없으니까 많이 많이 카피하시기 바랍니다.”

동기들끼리 상업적 이용을 배제하자는 원칙에서 출발했기에 ‘인삼 1.1’은 CD에 담겨 경희대 한의대 졸업생과 교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의국에 나눠줬고, 졸업준비위원회를 통해 타 대학 한의대에도 무료로 배포됐다.

온병학 등 고서 4만개 처방 검색프로그램 기획
서울대 공대 학‧ 석사 과정 마치고 한의대 진학
“사람을 보지 않고 기계만 연구하는 건 무의미”


“6년간의 공부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예비 한의사들이 일일이 코딩한 4만여 개의 처방 데이터는 활용 가능성이 높은 백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기관에서 보완하고 활용해주길 바라는 게 동기들의 바람입니다. 이 데이터를 박아놓은 인삼 1.1도 많이 퍼지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접속해서 다운받고 버그 레포트나 건의사항 등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이나 웹싸이트가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개발이 완료될 때 마침 제18회 황제의학상 논문공모 공고가 났다. 김현호 수련의는 동기들과 맺은 결실을 확산시키고 싶어 논문을 작성해 응모했다가 우수상의 영예까지 안게 됐다. 수련의 기간 동안 목표로 삼은 것은 무엇일까?

“연구를 하고 싶으면 임상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사람을 보지 않고 기계를 만들거나 연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련의 기간 동안 많은 환자를 보면서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좀 더 환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테니까요.”

수련의를 마친 뒤에는 또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궁금해졌다. 김현호 수련의는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를 치료하면서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저는 한의사입니다. 그리고 엔지니어입니다. ‘연구’는 제 삶 자체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의대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은 연구할 소재가 정말 무궁무진하니까요.”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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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0-06-05 13:58:57
많이많이 활용되고 공유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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