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보수교육’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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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는 ‘보수교육’ 개혁
  • 승인 2010.05.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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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호

신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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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제약회사가 교육, 한의는 자가 발전
특별기고- 돌파구는 ‘보수교육’ 개혁
양의 제약회사가 교육, 한의는 자가 발전 

필자의 고교 동창 중에 모 제약회사 외판원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지점장이 있다. 술 한잔 기울이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여기서 필자는 한의사와 양의사의 역량에 왜 차이가 나는지를 알았다. 이 친구의 얘기를 정리하면 두 가지로 압축된다.

양의는 권위적이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자존심 강한 전문가다. 제약회사는 많은 약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존심을 긁지 않는 선에서 전문 처방법을 연구해서 교육시켰다. 이외에도 세무 홍보서비스 정책서비스 학문적 서비스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했다. 이런 풍토가 결국 양의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시장에서 살아남게 했다.

반면 한의사에게 제제나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는 같은 한의사나 양의사, 신기술을 전수하는 몇몇 의료기기 업체에 불과하다. 그러니 한의사는 기술적인 영역을 보는 눈이 떨어지거나, 이것을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연결할 노하우를 전수받을 기회가 없었다.

한방 관련 제약회사와 화장품회사, 식품회사 의료기기회사 역시 한의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성공한 경우가 드물다. 한의사는 자신이 유능하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외로운 한의사는 스스로 피곤한 의료서비스를 통하여 절망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의사는 그럼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의학정보는 한‧양방을 막론하고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이것을 취합하여 한의학에 녹여 한의사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한의약계 외에 달리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 로컬 회원이 대부분인 한의사의 보수교육은 그래서 소중한 탈출구다.

전략적 선택 필요…보수교육 내용 다양화
연구기관 종사자 보수교육 면제 철회해야


그런데 현재 보수교육은 너무 형식적이다. 학문적 유대감을 유발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관리체계를 지녔다. 양방의 보수교육은 대충 형식적으로 해도 제약회사들이 열심히 교육시킨다. 한의사에게는 그런 것이 없어 협회‧학회가 적극적으로 한의약계의 최신 정보를 한의사 회원에게 주입시켜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보수교육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천편일률적이다. 한약재 위해물질 관련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와 정책적인 정보교육이 소홀했고, 의권을 수호하고 확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양교육 또한 소홀했다.

더구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한의사는 보수교육을 면제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한의약계의 정책적인 비전과 법‧제도적인 기회를 포착하는데 매우 느리다는 점을 절감한다. 앞으로는 비임상 한의사에게 주어지는 보수교육 면제의 혜택은 한의약계 발전을 위해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한의계 불황을 한약재 유해물질의 악의적 공격에 의해서 비롯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일부 사실일지라도 더 큰 문제는 우리 내부에 존재한다. 많은 한의사가 소비자 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이것을 한의사협회가 맡아야 한다고 우겨왔다. 한의사 스스로 역량 강화를 소홀히 한 채 한의사협회를 강력한 우산으로 활용하려는 억지는 이제 더 이상 주장해선 곤란하다.

더 큰 경쟁력을 창출하는 방안은 보수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형식적인 보수교육에서 탈피, 내용을 한의사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치료기술, 치료제, 마케팅, 법‧제도 정비, 한의사 소양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시켜야 한다. 특히 한의사 면허증을 처음 받은 한의사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 및 소양교육 그리고 한방의료기관 오픈 및 취직을 돕기 위한 전문교육이 시급히 한의약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신광호/ 한의사. 한의외치제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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