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차 보약으로 둔갑시킨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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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 보약으로 둔갑시킨 SBS
  • 승인 2010.04.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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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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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 보약으로 둔갑시킨 SBS

SBS 모닝와이드가 14일 한방차를 보약이라고 소개한 일을 두고 한의계가 분노하고 있다. 구설에 오른 건 모닝와이드에 나온 한의사와 제작진이다. 해당 한의사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한의원 홍보를 위해 왜곡된 내용 제작에 협조했다고 비난이 쏟아지고, 방송사야 한의학을 호도했으니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지적이다.

헌데 비판의 방향이 한쪽으로 흘러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한방차를 보약이라고 소개한 방송사보다 한의사 개인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자칫 마녀사냥으로 흐를 위험성이 엿보인다. 이날 방송은 보약이 몇 십만 원이나 하기 때문에 비싸서 고민이라는 주부에게 봄철 피로 해소를 위한 보약을 단돈 만원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의원을 찾아 가족들의 건강을 진단하고 한의사가 약을 처방해준 장면을 내보냈다.

리포터는 이어 한의사에게 어떤 보약을 만들어 줄 것인지 묻자 한의사는 한약재를 이용해 간단한 한방차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한의사는 저렴한 약재인 진피, 길경 등을 이용해 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사실 이날 만들어준 것은 보약이 아니다. 그러나 방송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보약이라 오인할 수 있다. 또한 허준이 약초를 찾는 모습을 희화화한 것은 물론이고 정체불명의 한의학 전문의라는 자막까지 나와 한의학에 대한 무지가 프로그램 전체에 깔려있다는 인상도 감출 수가 없다. 그럼 차를 끓여준 사람과 보약이라고 판 사람이 있게 되는데 누구에게 먼저 잘못을 물어야 할까.

한의학을 호도한 방송에 대해 정정을 요구하고 한의학의 올바른 모습을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도 협회는 윤리위원회를 소집, 이를 강화하기 위한 TF팀 구성 등의 계획은 세우고 있지만 방송에 대해선 항의공문만 발송하고 후속 조치는 차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본말이 전도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모습은 전 집행부에서 누차 보아온 것으로, 지금까지 한의계가 방송으로 인해 손해를 입어도 제대로 피해구제를 받은 적은 업다시피 하다. 한의사 개인에 대한 징계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방송과 사회가 지닌 한의학에 대한 몰이해를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이제까지와 달리 새 집행부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실패한 대국민 홍보의 전철을 또다시 밟을 것이다. SBS 역시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기 바란다.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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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10-04-30 21:47:02
먹을것이 절대부족하던 시절에 영양결핍을 보충해 주던 보약의 의미는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현대인의 질병은 영양과잉및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값싼 약재 한두가지를 이용한 단방이라 하여도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지은 이 약은 분명 그 환자에게는 보약이 될 수 있습니다. 비싼약재를 많이 넣어 만든 것만이 보약이 될 수 있단 의미인가요?
환자의 개별진단에 의한 보약을 한방차로 전락시키려는 저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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