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호흡기질환 적극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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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호흡기질환 적극 대처해야”
  • 승인 2003.04.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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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 속수무책에 자탄 … 임상과 신설론 대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알려진 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에서도 이 병의 치법과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는 견해가 쏟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 병은 발병 후 14일 이내에 38℃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잦은 호흡, 폐렴 등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발병하는 계절이 봄인 것으로 보아 한의계는 온병계통의 春瘟 내지 風瘟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전학의 권위자인 박찬국 함소아연구소장은 “병세가 급한 것으로 보아 陽이 극성한 병에 속한다”고 분석하고 “온병학 책을 참고한다면 그 치법과 처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병리학회 김성훈 회장도 SARS를 온병과 역병 계통으로 다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이 질환은 양방적 역학조사가 필요한 만큼 한방으로만 치료할 수 없다고 보고 동서협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기존 한의서적에서 유사한 병증을 검토해서 가능한 처방을 몇 개 제시한다면 임상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개원가에서도 SARS에 대한 관심은 예외가 아니었다. 최평락 원장(서울 최평락한의원)은 “권위있는 사람이 한의학적으로 사스에 대한 정의와 질병유형, 치료방법 및 예방법을 설명해주면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심어줄 것”이라며 속수무책인 현재의 한의학계의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의사학교실에서는 이런 기대와는 약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의계의 기대대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케 했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는 “우리나라는 온병이 발생하지 않아 외감성질환인 상한보다 내인중심의 잡병의학으로 흘러 온병학이 발달할 수 있는 수요가 없어 전문적 연구그룹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분석하면서도 “외감성질환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한의계도 대책을 세울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한의계에서 이 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환자가 필요하지만 임시적으로나마 규모가 큰 한방병원에서 외감성질환을 콘트롤할 시스템을 만들거나 임상과를 신설하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다른 관계자들은 반드시 사스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감기 등 호흡기질환을 한의학의 영역으로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실험모델 개발, 과거 문헌의 정리, 그리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실의 역학조사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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