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한의사 이라크 평화진료단 고수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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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한의사 이라크 평화진료단 고수정 씨
  • 승인 2003.04.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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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취약하지만, 할 일 많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전·반미운동의 열기가 전장복구를 위한 구호의 손길로 옮아가는 가운데, 최근 한의계에서는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와 전한련동우회가 반전평화운동 전개와 진료단을 파견하기 위해 이라크평화진료단 범한의계 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청년한의사회 회원 고수정(27·한의사) 씨는 청한이 파견하는 이라크평화진료단에 자원해, 20일 바그다드로 향했다. 이 날 함께 떠난 단원들은 한의사 1명·한의대생 1명으로 바그다드 내 한 병원에서 진료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일부 의료인들이 이미 현지에서 의료활동을 시작했지만, 한의계 진료단이 파견된 것은 고수정 씨와 그의 일행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고수정 씨는 “현지상황이 불투명한 관계로 출국일정 등 계획이 유동적이어서 짐싸기 바쁘네요”라면서 여유있는 웃음을 보였다.

“문득 TV에서 피흘리는 어린아이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는 그는 한의원을 옮기려고 잠시 쉬는 중간에 마침 청한이 이라크파견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운명적”으로 바그다드행을 결심했다.

전남 광주 출신으로, 원광대를 졸업하고 서울의 언니집에 머물면서 진료를 해왔던 미혼의 그녀가 이라크행을 결심했을 땐, 가족들이 ‘거길 왜 가냐’, ‘기다렸다 안전할 때 가라’ 등의 걱정과 회유를 뒤로해야 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가야할 곳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실 전 이런 활동에 적극적인 인물이 아니에요, 한번의 선행으로 제 자신이 부풀려지길 원치도 않구요”라면서 “의료인이기에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을 뿐 ”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두려움이 없지는 않다. “소규모의 접전이나 불발탄 등이 남아있다는 뉴스에는 불안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런 걱정 옆에, 기아로 인해 발생되는 소화기계통·설사 등 내과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응급의학이 취약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서 “최근의 대구지하철참사사건, 이라크전쟁 등 일련의 사회문제에 한의사들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보여요. 의료인의 자세로서 관심 을 가진다면 할일은 많습니다”는 말로 한의계의 참여를 호소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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