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한의협, 목소리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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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한의협, 목소리를 내자
  • 승인 2003.04.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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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단체 국립대 반대성명에 침묵

요즘 민감한 사안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한의협이 너무나 조용하다.

의료일원화 논의가 홈페이지 꼬마마당을 달구어도, 일선 회원이 한방요법으로 검찰의 단속을 받아도, 경영이 악화된다고 회원들이 아우성쳐도, 감기환자를 잡아야 한다고 외쳐도, SARS가 전세계를 휩쓸어도 한의협은 말이 없다.

대의원총회에서는 회관문제로 4시간 30분을 소진하고 막판에 현안문제를 다루면서 약대 6년제 문제와 관련한 성명서를 채택하자고 해놓고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류해 놓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국립대 한의대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대통령에게 했다는 보도가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실린 바 있다.

발표가 나온 지 하룻만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그런데도 한의협은 말이 없다. 국립대가 반드시 서울대여야 하는지, 아니면 지방국립대라도 좋다는 것인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의사회와 약사회가 반대성명을 냈으면 즉각 반박성명을 내 그릇된 정보를 유포한 의·약사회에 대항해 바른 정보를 제공했어야 하는데도 며칠이 지나도록 움직임이 없다.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여론은 어느쪽으로 쏠릴까?

또 하나. 한의원의 기준경비율이 21.2%로 낮게 책정됐다. 양방이 28% 선을 인정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양방은 의약분업 이후로 경비가 나갈 것이 거의 없는데도 한의원보다 높은 경비를 인정받은 것 자체는 의아스럽다.

세무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방은 기준경비를 높게 인정받기 위해 지난 해부터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부단히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의협은 논의과정에서부터 이 문제의 파장을 예측해서 얼마나 깊이있게 고민했는지 의문이다.

의료계단체 중 1인당 회비를 가장 많이 걷는 한의협. 회비를 많이 내는 만큼 회원들의 기대가 높을 것은 당연하다.

현 안재규 회장이 눈에 드러나지 않게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내야 한다.

협회의 인력 구조 등 여러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한방주치의제가 성사된 데다 국립대 한의대 설립을 앞두고 있는 상승분위기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한의계의 심기일전을 기대해 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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