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한의사회에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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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 한의사회에 도움 안돼”
  • 승인 2010.03.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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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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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부산시한의사회
박태숙  “고혈압 관련 임상 매뉴얼 꼭 작성해라”
하태광  “소통의 장 자주 마련 한마음 끌어낼터”

좌담회: 지역 한의계 현안 무엇인가?

참석: 박태숙 부산시한의사회 회장
         하태광 신임회장 당선자
         김시영 대의원총회 의장

장소 및 일시: 3월22일 부산시한의사회관

진행: 강근주 편집국장

신구(新舊) 회장이 만났다. 대의원총회 의장이 원로 대표로 합석했다.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차이가 났다. 해법 역시 달랐다. 공통분모도 많았다. 5인동지회 후예라는 자부심이 남달랐다. 그런 자긍심이 단결력의 원천인가 보다. 일치 단결의 빛과 그림자, 즉 역할이나 정체성의 긍정 부정성을 떠나 여타 지부에서는 접하기 힘든 특성이 분명하다. 부산지역 개원가의 고민과 활로 모색, 격변기 대응력 등을 이들 지도부를 통해 조명해 본다.

“개원가 살리면 지부는 활기를 띠기 마련”
지부 특화사업에 법률 재정적 지원 과감히


박태숙 부산시한의사회 회장.  
-신임회장 당선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박태숙= 어려운 시기에 무거운 짐을 맡겨 참 미안하다. 우리가 함께 설정한 임상의 표준화와 현대화, 그것에 기반한 산업화‧세계화를 힘차게 추진하면 좋겠다. 고혈압 관련 임상 표준진료 매뉴얼도 작성하고, 지역 의료봉사도 꾸준히 펼치면 귀한 성과가 나올 것이다.
김시영= 그 어느 때보다 비전과 강력한 지도력이 요구된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

-선임자들의 기대가 크다. 차기 회장으로서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둘 것인가.
하태광= 한약의 제형 변화, 회원 간의 소통, 의료관광 연계사업 개발이다. 특히 한약을 지참하거나 복용이 수월하도록 제형의 현대화에 힘쓸 계획이다. 회원들과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겠다.

-부산시한의사만 지닌 특성은 무엇인가.
박= 부산은 현재 한의사 제도의 발상지다. 5인동지회 후예들이란 자긍심이 높고 헌신성도 강하다. 한의학 도약의 선봉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남다른 편이다.
= 원로 선배들이 회무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다. 그 경륜과 노하우가 큰 자산이다.
김= 자부심이 아주 크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단합이 잘 된다. 선후배 간의 예의도 살아있고.

-회원들의 요구는 다양하다. 어떤 리더십을 펼칠 것인가.
=‘네 덕 내 탓’이 중요하다. 귀를 열어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재밌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대신 모든 책임은 회장이 질 것이다. 보다 많은 회원을 회무에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다. 회원들의 요구는 다양하다. 어떤 리더십을 펼칠 것인가.

“병원의 수련 전문의는 소수 배출하고, 개원 전문의는 인정의 등으로 다수 배출하자. 인정의 과목으로는 추나, 체질, 약침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박태숙

-참여율이 높아지면 위기 대응능력도 신장되지 않겠나. 요즘 부산 개원가 실태는 어떤가.
김= 탕약 처방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정말 위기다.
박= 본인부담금 경감 대책이 시급하다. 부산시 인구의 10%가 노년층이다. 보험급여 신청액도 평균 이하가 50%에 달할 만큼 한의원 경영상태가 어렵다.
하= 부산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전체적인 수입이 너무 많이 줄었다.

하태광 회장 당선자.
-탈출구 모색에 여러 의견이 공존할 것이다. 정책 우선순위 1위를 어디에 두고 있나.
박= 정액·정률 적용선을 조정하고 첩약의보 실시도 시급하다.
김= 본인부담금의 경우 65세 이상과 10세 이하는 10% 정율제로 개선했으면 싶다.
하= 한의원 문턱을 낮추고, 달라진 모습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한의계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자발적 변화를 위해 어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가.
김= 치료의학으로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한의사가 돼야겠다. 한의계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자발적 변화를 위해 어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가.
하= 환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고, 자신감 회복도 중요하다. 자기만 알고, 한의사들만 아는 한의학에서 이제는 벗어나, 환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 등을 정리해야 한다.
박= 무엇보다 法固創新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 정신으로 한의학을 표준화, 현대화, 산업화, 세계화한다면 대중성은 확보될 것이다.

-KCD 적용은 잘 되가나.
= 대부분 잘 적용하고 있다. 지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코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U코드와 함께 주상병, 부상병도 다용하는 것이 한의계 영역 확대에 도움이 된다.
= U코드에 대해선 합리적 보완이 절실하다.
하= KCD 사용이 치료의학으로서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리의 치료성과가 국가 통계에 잡히지 않아 억울한 측면이 많았으니까.

-KCD 도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긍정적 측면이 완결성을 띠려면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해야 하지 않나. 의료기사지도권을 확보할 방안이 궁금하다.
박= 학교, 국시, 병원 및 개원가의 공조가 필요하다. 학교는 한방영상의학과나 경락치료과 같은 과목을 개설해 교육하고 국시에서는 이를 검증하면 된다. 철저한 수련과정도 필수다. 우리 스스로 합의하고 실천할 경우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김= 먼저 여론을 잡아야 한다. 대학교육도 선행돼야 하고.
하= 한의원에 의료기사를 두는 것이 국민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 사실을 적극 알려 정책 당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전문의 과목 신설문제를 두고 이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김= 전문과목을 표명하든 안하든 이미 전문의들이 배출되고 있다. 기회를 갖지 못한 많은 개원의들에게도 전문의를 취득할 기회를 줘야 한다.
하= 경과규정 인정을 두고 직능 간의 의견차가 심하다. 그래도 일단 전문의를 표방하고, 많은 한의사가 전문의 제도권 안에 들여가는 게 중요하다.
= 二分해서 접근하면 좋겠다. 병원의 수련 전문의는 소수 배출하고 개원 전문의는 인정의 등으로 다수 배출하는 식이다. 인정의 과목으로는 한방진료의 특성에 맞춰 추나, 체질, 약침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네 덕 내 탓이 중요하다. 귀를 열어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재밌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모든 책임은 회장이 질 것이다”- 하태광

-결국은 실력이다. 회원들의 임상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집행부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박= 보수교육과는 별도로 무료 임상특강을 자주 열었다. 특강 과목은 침구, 추나, 약침, 특화진료, 신기술, 암진료 등 회원들의 요구가 높은 쪽으로 엄선했다. 우리 지회가 직접 운영하는 원외탕전실도 임상 경쟁력 강화에 한몫 거들고 있다. 안구건조 개선 눈약, 비연비구 코약, 여드름치료제, 아토피 치료제, 고혈압 중풍 예방제 등 제형 변화 제품을 만들어 지금 임상연구 중이다.
하= 회원들 욕구에 부응하는 임상기술을 교육해 호응도가 높았다.

김시영 대의원총회 의장.
-귀를 열면 소통이 원활해 질 것이다. 헌데 무척 간단해 보이는 이것이 잘 안된다. 그 배경을 어찌 분석하나.
= IMF 사태 이후 나이 많은 신입생이 한의대에 대거 들어오면서 위계질서가 깨졌다. 동질감을 공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임상가로 나오면서 서로를 경쟁상대로만 인식하는데다 불경기까지 겹쳐 급속도로 개인화‧파편화되고 말았다.
박= 공감한다. 연령이나 출신이 다양해져 선후배 관계도 명확치 않다. 무관심이 팽배하다. 설령 관심이 있을지라도 선배는 후배에게 책임감을 요구하고 후배는 선배에게 권위의식 탈피를 강조할 뿐 인간적 교류는 없는 편이다.
김= 한의사로서 인성교육을 대학에서 시켜야 한다.
하= 자주 만나야 한다. 그래서 반회를 활성화할 생각이다. 회무 참여 여부가 손익을 가른다는 생각을 심어주면 모임에 자주 나올 것이다.
박= 임상 표준진료 매뉴얼 같은 공동 목표를 향해 작업을 같이하면서 친화력을 늘리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회무 참여도와 회비 수납율은 비례하는 것 같다.
박= 그렇다. 2010년 3월 현재 91% 이상이다. 전화, 문자, 편지, 한의원 방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납을 독려하고 있다. 사무처 직원들의 고생이 많다.
하= 사무처 직원들이 방문수납을 시작한지 3년이 넘었다. 분납 중인 회원들이 분발하고 있어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다.

“간선제이기 때문에 일반 회원들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회장직선제가 한의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김시영

-선거는 축제다. 헌데 일반 회원들의 참여도가 낮다.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이 필요하지 않나.
하= 직선제가 참여도를 높인다는 건 추측이다. 직선제를 하는 대구나 인천을 보면 투표율이 오히려 낮다. 예전에 우리도 직선제를 해봤는데 괜히 파벌싸움 등 후유증만 심하고, 예산만 늘어났다.
김= 간선제여서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회장직선제가 한의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박= 회원 대부분이 개원의인 만큼 실질소득과 의료영역을 확장하는 신뢰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번 선거는 경륜과 변혁을 강조하는 후보 간의 경쟁구도였다.
하= 간선이냐 직선이냐, 이 문제보다 선출된 회장을 격려하고 회무 동참이 더 중요하다. 회장이 일만 잘한다면 간선제가 직선제보다 나을 것이다.
박= 중앙회장의 경우 회비 수납율을 적용해 1천명 정도의 선거인단을 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금처럼 ‘회비 수납율을 고려치 않은’ 기계적인 회원 수 대비 대의원 수 배정은 불합리하다. 부산지회 회비 수납율은 91%인데도 회원 수가 1,014명이라 대의원이 19명에 불과하다. 경기도지회는 회원 수가 2,550명이란 이유로 회비 수납율이 55%인데도 대의원이 45명이나 된다.

-중앙회장 당선자의 공약 내용을 평가해 달라.
하= 당선자 측은 참모진의 구성이나 투표에 대한 준비성이 뛰어났다. 공약사항이 좀 과대 포장된 부분이 있을지라도 당선자의 추진력 등을 옆에서 봤을 때 왕성한 활동이 기대된다.
박= 公約과 空約이 있다. 장단기 계획을 세워 현 회기 내에 달성 가능한 실질적 공약과 실천 가능한 미래지향적 공약을 제시해야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다.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다. 당선자가 시급히 갖춰야 할 미덕은 무엇인가.
하= 예전 역대 회장님들은 정계, 언론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들었다. 당선자도 외부에서 왕성한 활약을 보여 한의약계의 방패막이가 돼주면 좋겠다. 안으로는 불법 의료행위를 뿌리 뽑고, 표준 임상진료 매뉴얼을 많이 개발해 진료환경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했으면 싶다.
박= 한의계 위기 극복을 위한 화합과 소통의 지도력이 필요한 때다. 선택과 집중의 실천력 있는 회무, 효율과 전문성을 겸비한 회무도 필요한 때다.
김= 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됐는지 분석해라.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대국민, 대정부 홍보에 나서야 한다.

-지회 활성화를 위해 중앙회에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박= 본인부담금 경감 방안인 정액ㆍ정률 적용선 조정이 시급하다. 차선책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정률 15% 적용도 고려할 수 있다. 중앙회와 지회가 회무를 공유할 수 있는 연계사업 방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구지부는 불임과 난임, 경기지부는 비염, 우리 부산지부는 고혈압과 중풍을 특화 중인데, 이런 사업이 중앙회와 연계되면 효율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김= 중앙회는 모든 회무를 개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개원가를 살리면 지부는 활기를 띠기 마련이다.
하= 각 지회에 맞는 발전 분야를 선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부의 특화사업에는 법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리=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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