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한의사 공급 감축 웬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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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한의사 공급 감축 웬말인가?
  • 승인 2010.03.05 12: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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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석

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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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인력을 늘리는 약대와 대조
한의사 공급 감축 웬말인가? 

지난 몇 번의 기고를 통해 ‘사람이 곧 힘’이므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의사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한의원의 경영이 예전에 비해 악화되자 여기저기에서 한의사 인력이 포화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급기야 민족의학신문의 한 좌담회에서는 한의사 인력 공급을 줄이는 것으로 미래를 대비하자는 대전시한의사회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어느 지역을 가도 한의원 간판이 많이 보이는 요즘과 같은 때에 이와 같은 한의사 공급 인력 감축은 매우 호소력 있는 이야기로 들린다.

하지만 한의사 공급 숫자를 줄이는 것으로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처럼 어려운 때에 350명의 정원을 늘려 새로이 약대를 만들기로 한 약사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물론 약사들 전체가 약대 정원 신설과 약사 증원을 찬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국약학대학학생회협의회에서는 약대 증설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우리는 15개 대학에 약대가 생기고 350명의 정원이 늘어나면 어떠한 상황 변화가 있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5개 약대는 최소 200명 이상의 새로운 교수를 뽑게 된다. 의욕이 있는 대학교들이 많다면 300명 이상의 새로운 교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뿐 아니라 6년제로 개편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약학대학들조차 교수를 충원할 것이다. 각 대학교들은 6년제로 위상이 높아진 약학대학을 위해 기존의 의치한의과대학과 같은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할 것이다. 늘어난 약학대학의 교수들은 자신들의 실험실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실험실에 필요한 기자재와 인력들 또한 새로이 유입될 것이다. 그리고 이 교수들과 실험실은 많은 데이터를 양산하면서 충분한 밥값을 해낼 것이다.

새 일자리 창출이 미래 대비책
공급인력을 늘리는 약대와 대조
인력 포화상태 개원가 입장일뿐


향후 10여 년간 전국 주요 대학교의 성장은 약대가 주도하게 된다. 성장을 주도하는 학과나 대학은 그 대학교를 대표하는 간판학과, 간판대학이 된다. 간판으로 대접받고 교육받은 약대생들은 졸업 후에도 다른 의료인들과 견주어 꿇리지 않는 위상을 갖고 사회활동을 할 것이다.

지난 기간 동안 약사들은 자신들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때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돌파구를 찾아왔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마다 주위 단체들과의 마찰을 굳이 피하지 않았다. 한약시장을 파고 들어올 때 한의사협회와 다툰 것 뿐 아니라, 의약분업을 실현시키기 위해 의사협회와도 충돌하였고, 심지어 일반의약품 판매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네 구멍가게들과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한약사회의 힘은 많은 회원 수에서 비롯된다. 제약회사도 약사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연구, 봉사 뿐 아니라 공무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약사의 업무를 약국 내에서 조제만 하는 인력으로 한정 짓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의사들은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의사들은 늘 한국 사회에서 충분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수동적인 주장을 되풀이 해왔다. 하지만 한의사와 같은 고급 인력들이 외부에서 부여해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가? 한의사 인력이 포화상태가 되었다는 것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개원 한의사의 입장일 뿐이다. 아직도 대학, 각종 연구기관, 공공기관, 그리고 해외교육 분야에는 한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강연석/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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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2010-03-19 14:09:58
기득권 약사들이야 대량의 페이 약사들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 좋겠지만
갓 졸업한 신규 약사들은 절대 동의하지 않던데요.
전약협에서도 유급 불사 투쟁을 했던가? 하여튼 그렇다고 하던데요..
한의사 공급 많은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정진수 2010-03-06 12:13:58
다양한 진로가 있고, 꼭 필요로 하는 분야가 많음에도 거기에 대한 정보조차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대생으로서 더 많은 분야의 대한 관심과 공부가 필요 하다는 생각이 이 기사를 읽고,제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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