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現代 韓醫學 人物史(45)- 朴準承(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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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現代 韓醫學 人物史(45)- 朴準承(1847-?)
  • 승인 2010.02.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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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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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고종을 人蔘一物湯으로 치료한 御醫


1930년 金海秀(1858~?)가 지은 <萬病萬藥>의 앞부분에는 ‘歷代醫學姓氏略述’이라는 題下에 歷代 醫家들을 나열하고 이에 대한 간결한 설명을 붙이고 있다. ‘歷代醫學姓氏略述’은 李梴의 <醫學入門>, 楊禮壽의 <醫林撮要> 등에 등장한 후 의학사의 계통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정착된 의학의 계보에 대한 정리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 ‘歷代醫學姓氏略述’의 뒷부분에는 특별히 한국의 醫家들이 나열되어 있다. 許浚, 柳瑺, 康命吉, 李景華, 李獻吉, 丁若鏞, 李濟馬, 惠庵(黃度淵), 洪鍾哲, 崔奎憲, 朴準承, 洪哲普, 金弘濟 등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朴準承이라는 韓醫가 들어있다.

각 醫家들의 이름 아래에는 그 醫家에 대한 간결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는데, 朴準承의 이름 아래에는 “高宗皇帝患候時人蔘一物湯連進御三貼而平復”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것은 朴準承이 고종 시대에 御醫로서 人蔘一物湯을 올려서 고종의 병을 치료했던 이력을 적은 것이다.

朴準承이라는 韓醫의 이력을 조사하다 보면 그가 조선 고종 시기에 御醫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공적을 세워 여러 차례 상을 받았던 것이 발견된다. 1908년 나온 <대한제국 직원록> 등을 통해 그는 관직이 여러 차례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고종 32년인 1895년 5월25일 3品으로서 侍從醫인 典司典醫에 임명되었고, 奏任官 6등에 올랐다. 광무(光武) 4년인 1900년에는 전의로서 內部 衛生局長에 임명되었고, 1903년 4월에는 英親王의 피부병을 치료한 공으로 守令이 되었다. 융희(隆熙) 원년인 1907년 11월에는 정3품 侍從醫 典醫, 1909년 10월에는 侍從院 典醫에 임명되고 훈5등 八卦章을 하사받았다. 1910년 8월에는 한의사 단체인 大韓醫士會 주최 東西醫學院의 東醫學 講士로 추대되고 종2품에 올랐다.

조선 최후의 官撰醫書 <醫方撮要> 교정 책임
<小兒醫方> 발문 작성해… 사회적 위상 암시

이렇듯 朴準承은 대한제국 시기 御醫로서 활동하면서 각종 공적으로 이름을 떨쳤던 醫家이다. 그의 학술적 능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있다. 그 첫번째는 李峻奎(1852-1918)의 <醫方撮要>(1917년 간행)를 교정한 것과 崔奎憲(1846-?)의 <小兒醫方>(1912년 간행)의 跋文을 쓴 것이다.

李峻奎의 <醫方撮要>는 조선 최후의 官撰醫書라는 면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는 醫書이다. 이 책에 대한 校正을 朴準承이 맡아서 한 것이다. 이 책은 <東醫寶鑑>을 저본으로 하여 원리론에서부터 치료, 병증, 약물 등에 이르기까지 111개의 조문을 설정하여 醫家들에게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醫原, 運氣, 經絡, 臟腑, 診脈, 形色, 傷寒賦, 運氣主病, 五運主藥, 六氣主藥 등 원리론에 해당하는 부분들은 李梴의 <醫學入門>에서 따오고 있다는 점에서 <醫學入門>의 영향도 많은 받은 서적으로 보인다.

崔奎憲의 <小兒醫方>의 跋文을 지은 것도 의미가 크다. 고종 시대에 소아과 의사로 이름이 난 御醫 崔奎憲이 지은 책의 跋文을 적었다는 것은 그의 국가적 위치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跋文은 미려한 한문으로 쓰여 있는데, 소아과의 치료가 어렵다는 것과 참고할 만한 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崔奎憲의 이 책은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는 찬사의 말들로 채워져 있다. <小兒醫方>은 <동의보감>의 내경 편과 외형 편의 순서에 따라 병증과 처방을 기록하고 있고, 그 뒤에 잡병 편 가운데 浮腫, 脹滿, 消渴, 黃疸, 瘧, 癰疽, 諸瘡, 諸傷, 解百藥百物毒(<동의보감>의 解毒에 해당) 등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朝鮮王朝實錄>, <日省錄> 등의 고종 시기 기록에 朴準承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가 당시 궁중에서 御醫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金南一/ 慶熙大 韓醫大 醫史學敎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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