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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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1)
  • 승인 2010.01.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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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김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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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길(1)

한의학 현대과학적 설명 쉬워져
의학계도 여러 공동연구 제의해

3년 전 산부인과 출신 모 국회의원이 대한한의사협회 행사에서 자신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 경험을 얘기한 적이 있다. 각국에서 온 의사들이 토론시간에 자국의 전통의학을 돌아가며 발표하는데 자기는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언뜻 국사 시간에 배운 동의보감이 떠올라 한국에 급히 전화를 걸어 <한글 동의보감>을 보내달래서 2번 정독하고 자신의 전공인 산부인과학에 해당하는 ‘부과편’을 원문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서 연구한다. 한의사가 약 23% 정도로 가장 많지만 약학 수의학 간호학은 물론 생물학 물리학 화학 전자공학 의용공학 수학 한문학 등 대략 20가지 이상의 전공자들이 산재해 있다.
이렇게 한의학은 다학제로 연구되어야 객관성을 가지고 과학적인 설명이 쉬워지리라고 본다. 현대의학이 과학자들에 의하여 발전되었듯이 한의학도 많은 과학자가 참여하여 이론과 임상이 다양하게 연구 발표됨으로써 현대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침술사연합회를 주도하던 중국계 침술사들 대신 미국 본토에서 자란 미국인 침술사들이 그 리더를 맡기 시작했다. 미국인 침술사들은 침이 왜 질병을 낫게 하느냐, 왜 한약이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런 질문에 중국계 침술사들은 중국의 전통의학적 이론만 전개할 뿐 현대과학적인 메카니즘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 연구원을 비롯해 여러 한의대와 학회가 한의학 관련 외국 학자들을 불러다 세미나를 연 결과 이젠 중의사보다 한의사들과 교류하는 것이 개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논문 수준이 더 높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또한 세계 대체의학 SCI급 학술지인 ‘e-CAM’지에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 논문을 한꺼번에 14편을 수록하기도 했다.

우리 연구원의 연구 테마는 크게 10개 정도 된다. 사상체질의학을 연구하는 이제마 프로젝트, 한방 진단 및 치료기기 개발, 경락연구 및 침구임상 규명, 뇌질환 연구, 당뇨합병증 연구, 한약 EBM 연구, 한약자원 연구, 신한방제제연구 등이다. 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한 논문들은 우리보다 20배 정도 큰 중국의 중의과학원 논문 발표보다 양으로 보면 적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우수한 논문들이라고 자부한다.

최근 의학계에서도 여러 가지 공동연구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중풍환자의 어지러움증에 대한 연구를 한약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느냐?, 여드름 치료제가 30년 간 더 발전된 것이 없는데 한약에서 찾아보자, 자주 재발하는 헬리코박터균 증식을 옻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 등 주제가 다양하다. <계속>

김기옥/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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