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U코드 완결성 구해 2012년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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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U코드 완결성 구해 2012년 대비하자
  • 승인 2010.01.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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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U코드 완결성 구해 2012년 대비하자

올들어 KCD가 도입되자 임상가에 비상이 걸렸다. 극도의 혼란상이다.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유비통신은 어둠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기 마련이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혼란상에 대해 KCD를 밀어붙인 쪽의 반응은 아전인수 격이다. 제도 시행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인 만큼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식이다. 현실인식이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다.

협회 역시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내기는 매 한 가지다. “U코드 사용이 많으면 나중에 불이익을 받는다” 등 확인 되지 않은 풍문과 “기타 및 상세 불명의 질병 기입이 많다”는 개원가 반응에 대해 진료는 의사의 고유권한이니 소신껏 임상기록에 나서라고 공자 말씀만 되풀이하니 협회 기능에 뭔가 문제가 생겨도 단단히 생긴 모양이다. 협회의 존재 이유와 본질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있다면 결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발언을 하지 못할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야 아우성대는 개원가도 쓸씁함을 안겨준다. KCD 부작용은 이미 예견됐다. 개원의들 상당수가 그동안 모른 채 뒷짐 지고 관망만 했을 따름이다. 그 바람에 U코드 완결성을 강조하던 이들의 발언은 울림 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헌데 이제 와서 이런 상황이 초래될 줄 몰랐다고 언성을 높이면 귀 기울여줄 이는 아무도 없다. 사실 협회가 제도 도입에 앞서 회원들에게 KCD의 장단점, 특히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공청회를 보다 많이 열었다면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몰랐다”는 말을 쏟아내며 허탈감에 젖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개원의들도 이제 그때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원님 지나간 뒤에 나팔 불기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물론 KCD 도입에 장점이 없지 않다. 우선 국가 질병통계에 잡히니, 한의학 발전에 국가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 관 주도 한의학 관련 연구프로젝트 참여율이 활기를 띌 수도 있다. 하지만 빈데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일이다. KCD가 도입되더라도 U코드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열을 올렸어야 했다. 그래야 KCD 도입 취지도 살리고 한의학 세계화에 반드시 필요한 한의학 정체성, 즉 혼과 정신을 견지할 수 있다. 하물며 음식도 해외로 나갈 경우 음식문화로 포장되지 않으면 현지인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판인데, 인문 지리 천문에 자연과학 식견까지 요구하는 한의학이 고유성을 상실하면 국제 경쟁력 확보는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U코드 보완 또는 사용 권장을 국수주의적 태도로 매도해선 안된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유행어가 되고 세계화 쓰나미가 지구촌을 뒤덮어도 미국은, 중국은, 일본은 그리고 유럽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지 않으면서 안으로는 열린 민족주의를 강화했다. 주체성 고유성 없이는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방문하면 열이면 아홉이 이곳이 정말 600년 된 고도가 맞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고개를 갸우뚱댄다. 자칫 한의학도 나중에 이런 대접을 받지 말란 법이 없다. 아무리 가난할지라도 혼은 지켜야 한다.

더구나 2012년 이면 ICD에 전통의학 질병코드가 신설될 예정이다. 중국 일본은 그래서 용어 표준화 전쟁에 뛰어든 지 오래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 총성 없는 전쟁은 전통의학 명운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U코드 완결성을 위해 한의계 모두가 나서자. 이런저런 핑계를 댈 시간이 없다. 한의계 전체가 십시일반 모금을 해서라도 U코드 완결성을 위한 연구에 투자하자. 껍데기만 남은 단체로는 표준화 전쟁에서 뒷북만 치고 전시행정에 그치게 마련이다. U코드 보완에 한의계 핵심역량을 쏟아 부어 2012년에 대비하자. 시행착오도 후회도 한 번이면 족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100121-사설-KCD-U코드-ICD-한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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