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한방 의료서비스 가격 제대로 평가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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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한방 의료서비스 가격 제대로 평가받아야
  • 승인 2010.01.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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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승

장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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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의료서비스 가격 제대로 평가받아야

소비자물가 못따라가는 건강보험 환산지수
과다경쟁 때문에 비보험수가 제 때 못올려 
포괄적 수가체계 아닌 다양한 변화 필요해

한국은행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4~2006년도에는 평균 2.9%, 2007~2009년도에는 평균 3.3%이다. 최근 더 높아진 이유는 경제위기 전후로 유가 급등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2009년도는 오히려 유가 하락으로 비교적 물가가 안정되었다. 2010년도 유가에 따라서 물가가 많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연초부터 갑자기 물가문제를 꺼내든 것은 한의원 의료서비스 가격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만 따져봐도 2004~2009년을 합하면 20%의 상승이 있었다. 한방의료기관 관련 자료가 워낙 없기 때문에 지출과 수입을 엄격히 따지기 힘들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는 대부분 국민들에게 다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방의료기관의 지출도 비슷하게 증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2004년도에 비해서 작년 한의원 의료서비스 가격도 20% 정도 상승되었을까?

최근 한의원 수입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건강보험일 것이다. 건강보험 한방의료 환산지수가 2007년부터 올해까지 3년 간 상승률이 약 7.57%이다. 매년 평균 상승률은 2.4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0.84%포인트 정도 떨어진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면 약 9%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10년 뒤 한방의료기관이 더욱 더 늘어난다고 생각할 때 개별 한방의료기관의 실제 소득은 더욱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방의료기관의 내원환자 수가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늘어나거나 지금보다 수가체계가 다양해지지 않으면 건강보험에서 얻는 소득으로는 개별 한의사의 소득수준이 현재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비보험 쪽은 어떤가? 기존 한약가격을 올릴 때는 누구나 망설이게 되고 기타 약침이나 봉침, 추나시술 등 각종 치료기술도 원가에 비해서 제대로 가격을 받고 있는 곳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더군다나 한번 정해진 가격을 매년 또는 물가인상률을 제대로 반영해서 올리는 곳이 얼마나 될까? 전체 매출이 늘어나지 못하면서 지출만 꾸준히 인상되면 실제 소득은 저절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이 매년 거듭될수록 한방의료기관은 현상유지하기도 힘들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이런 현상은 한방의료기관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지만 한방 의료서비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서비스되는 한약재 및 시술의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포괄적인 수가를 받게 되고 이것은 시술자의 명성이나 지위에 따라 많이 좌우되기 마련이다. 물론 어느 분야든 가능한 부분이지만 한의계는 그 정도가 유독 심하다.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수록 소비자의 지출 의향은 줄어들게 돼있다. 실제 한방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저평가되는 것도 이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일단은 모든 부분의 표준화가 절실하다. 약재의 표준화, 시술의 단계 별 표준화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서비스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한방의료기관의 가격 책정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포괄적인 수가에 의존해서는 점점 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용도에 따라서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되어야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만 제대로 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아울러 협회에서는 한의원들의 수입․지출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고 매년 달라진 동향을 일반 회원들에게 알려서 회원들이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대처하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장욱승/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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