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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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44)
  • 승인 2010.01.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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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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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증에 대한 膀胱正格의 운용

太陽病과 膀胱正格
足太陽經은 표행 경락으로서 표기를 소통시키고 膀胱의 정상적 기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일치적으로 표부에 淸陽을 소통시켜 온후작용을 발휘하는 한편 陽位인 표부가 열화되지 않도록 제어합니다. 足太陽經의 본기가 寒水라는 건 이런 측면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한과 소변 배출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표부에 병리적 水가 정류하지 않도록 하므로 이런 작용들을 통해 체온이 일정하게 조절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足太陽經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발한을 통한 체온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긴 병변들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리고 장부상 膀胱은 肺와 상통관계를 지니고 각각 太陽과 太陰에 속하여 ‘開’에 해당합니다. 太陽經은 표를 주관하고 肺는 피모를 주관합니다. 따라서 足太陽經의 강화는 衛氣의 강화로 이어져 扶正祛邪의 기능으로 발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太陽病인 상한 1일의 치법으로 膀胱正格의 타경보사만을 취한 ‘商陽 보; 足三里 사’가 제시되었습니다. 膀胱正格은 太陽의 영역인 표부에서 혈기의 울체를 개선시켜 태양병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표부에 울체된 혈기가 선통되고 水의 정체가 해소되므로 오한이 개선되고 발열이 완화되는 것입니다. 보통 桂枝湯證 같은 중풍증의 易證보다는 不汗出하는 중풍증의 劇症이나 無汗하는 상한증에 운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암은 中風門에서 ‘無汗, 惡寒, 色靑’한 경우 太衝을 보하고 合谷을 사하라 하였으므로 이에 四關을 병용하기도 합니다. 身重이 심할 경우 委中이나 曲池를 함께 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치방은 膀胱正格이면서도 결과적으로 陽明經의 혈들만을 운용하는 방식이 됩니다. 이는 太陽의 사기가 陽明으로 傳經되는 것을 미연에 다스린다는 측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傷寒論>에서는 “太陽病, 頭痛, 至七日已上自愈者, 以行其經盡故也. 若欲作再經者, 鍼足陽明, 使經不傳則愈”라 한 내용과 상통합니다.

한편 ‘商陽 보; 足三里 사’는 상한의 통치방으로도 제시되었습니다. 黃元御는 병이 太陽經에 있다가 일수를 경과하며 다른 經으로 傳經되더라도 ‘入臟入腑’하여 陰陽偏勝하지만 않는다면 三陰經病까지 포함한 六經의 經證 모두 太陽經이 통괄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병위가 장이나 부에 이르지 않는 經病이라면 일수에 구애되지 않고 이 치법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張景岳은 화열에 대한 치법을 升陽散火법과 滋陰降火법으로 구분하여 병이 陰位에서 발생한 것(有發于陰)은 滋陰降火하고 陽位에서 발생한 것(有發于陽)은 升陽散火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중 升陽散火법은 외감에 의해 風熱之火가 발생한 경우 기의 升散을 통해 화를 발산시키는 방법입니다. 景岳에 의하면 풍열증은 풍으로 인해 열이 발생하는 경우와 열로 인해 풍이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되는데 풍으로 인해 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풍한지사가 외부를 폐색하여 내부에서 양기가 울체되어 火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때 升陽散火법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감증에 대한 膀胱正格의 운용 목표가 升陽散火법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太陽病 예후, 表․表裏間 겸병
<素問․ 熱論>에서는 陰分과 陽分이 모두 한사에 감한 兩感傷寒이 아닌 경우 상한 7일째가 되면 巨陽(太陽)의 병증이 쇠하여 두통이 조금 낫는다고 하였습니다. 兩感傷寒이 아니므로 사기가 陰分의 五臟까지 침습하여 陰精을 손상시키는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경과하면 사기가 물러나고 정기가 회복되는 과정에 이르는 것이죠.

이에 대해 <醫學入門>에서는 상한시 다른 사기가 가해지지 않으면 병증이 傳經되지 않는다면서 상한의 7일째 足太陽의 병증이 쇠하고 手太陽이 이를 받으며 두통이 조금 낫는다고 하였습니다. 즉 상한이 호전기에 접어들면 足陽經에서 手陽經으로 병위가 전위된다는 것입니다. 足陽經이 유주상 체간을 관통하며 전신적으로 배치되는데 비해 手陽經은 상반신의 제한된 영역에만 배치됩니다. 따라서 상한의 초기나 진행기에는 병위가 주로 전신에 걸치거나 광범위하게 나타나므로 병증이 주로 足陽經과 관련되지만 호전기에는 병위가 축소되기 때문에 手陽經에 사기가 잔존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증이 해소되지 않고서 병위상 陽明 또는 少陽과의 겸증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는데 권순종 선생은 이 상태를 표․ 표리간 겸병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표․ 표리간 겸병이란 표증의 경향을 띠나 순수한 표증도 아니고 완전한 표리간(반표반리)증도 아닌 상태의 병변으로서 표증과 표리간증의 특성을 함께 지니는 병변을 의미합니다. 보통 고방에서는 葛根湯이나 柴胡桂枝湯, 후세방에서는 敗毒散류의 처방들이 주로 이런 상황에 운용됩니다.

<正傳>에서는 상한 7일째 ‘頭痛小愈, 項不可回顧, 肩似拔, 臑似折, 或嗌痛’ 하는 상황의 치법으로 ‘臨泣 보; 三里, 委中 사’를 제시하였습니다. ‘項不可回顧, 肩似拔, 臑似折, 或嗌痛’은 手太陽經의 是動病인 ‘嗌痛, 頷腫, 不可以顧, 肩似拔, 臑似折’을 인용한 것입니다. 원래 사암은 상한 7일째 상황에 대한 치법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기가 쇠하며 정기가 회복되는 호전기이므로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기 치법은 後谿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小腸正格과 膀胱正格을 병용하여 “足經移熱, 傳于手經”한 상황을 다스리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少陽經의 臨泣만을 취한 것으로 보자면 이는 병증이 표에서 내위로 전변되어가는 단계나 표․ 표리간 겸병 시 표증이 잔존한 상황을 다스리기에 적합한 치법으로서 날수에 구애될 필요는 없습니다. 글쓴이는 보통 敗毒散證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운용합니다.

鼻塞에 대한 운용
足太陽經筋은 “其直者, 結於枕骨, 上頭下顔, 結於鼻”합니다. 足太陽經筋이 ‘結於鼻’한다는 점은 후두부나 경항부 근육의 경결이 초래하는 자율신경의 이상 반응이 비강 내 자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한편 肺는 膀胱과 상통한다는 점에서 足太陽膀胱經의 기화불리는 肺의 숙강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여 콧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靈樞․ 師傳>에서 “鼻孔在外, 膀胱漏泄”이라 한 것은 이러한 사고를 반영한 것으로 이에 대해 張志聰은 “膀胱者津液之腑, 氣化則出, 鼻孔在外, 爲鼻孔之氣出在外, 則膀胱漏泄, 皆上竅通而下竅泄也”라 주석하였습니다. <醫學入門>에서도 “鼻者, 呼吸淸氣之路, 上竅於肺, 下通膀胱”이라 하였습니다.

膀胱의 기화불리와 肺의 숙강․ 선발기능의 실조는 水의 정류와 함께 양기의 불통에 의한 울열을 초래하므로 코막힘과 콧물 분비가 교대로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素問玄機原病式>에서는 “小腹膀胱, 按之內痛, 若沃以湯; 澁于小便, 上爲淸涕. 太陽直行從巓入絡于腦, 氣下灌于鼻, 時出淸涕不止也”라 하였습니다. 이는 <素問․ 痺論>에서 胞痺에 대해 설명한 내용에 근거한 것인데 이 점에 착안하여 비염 환자들에게 표울증이나 소변불리의 징후가 있음을 확인하고서 膀胱正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김관우/ 푸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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