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진료의 기술(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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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진료의 기술(43)
  • 승인 2009.12.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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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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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실에서의 기술(3)- 친절과 칭찬
진료의기술(43)- 치료실에서의 기술(3)- 친절과 칭찬

“환자의 가려운 곳을 꼭 미리미리 긁어주십시오. 이는 마케팅 광고보다 더 강력합니다. 친절은 장비보다 낫습니다.”

한 번은 저희 집 냉장고에 문제가 있어서 삼성전자의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기사님은 냉장고의 문제를 다 살피고 향후 계획을 제시하고서는,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혹시 다른 제품은 문제 있는 거 없으십니까? 타사 제품이라도 제가 한 번 봐드리겠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멘트였습니다. 당시 저희 집에는 문제 있는 가전제품이 더는 없어서 이 기사님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사님은 그 한 마디를 던짐으로써 제게 각인된 삼성의 서비스 이미지가 한층 더 깊어지게 했습니다. '역시 서비스는 삼성이다'는 생각 말이죠. 제가 이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환자 분이 허리에 침을 맞으시고는, "근데… 제가… 어깨도 아픈데…" 혹은 "무릎도 아픈데…" 하면서 말끝을 흐리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하십니까? 못 들은 척 하고 나오십니까? 아니면 하루에 한 군데 밖에 못 맞는다고 하시거나, 다음 번에 오시면 놔드리겠다고 하십니까? 삼성을 배우십시오. 이제는 환자가 청하기 전에 먼저 여쭤보십시오. "혹시 또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 거기도 침 놔드릴까요? 그냥 놔 드릴께요." 그러면 환자 분이 완전 감동하여 쓰러지십니다.

간호사들도 다시 교육시키십시오. 원장님께서 한 군데씩 밖에 안 놔주시면 간호사들도 그렇게 교육됩니다. 환자의 호소는 간호사들 선에서 묵살 당하기 마련입니다. 환자가 말하는 모든 호소가 원장님에게 보고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사실, 허리에 침 맞은 다음 또 다시 뒤집어서 무릎에 침 놔드리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베드 순환도 안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침을 놓기 전에 미리 환자에게 물어보셔요. 만약 허리 아파서 오신 분인데 무릎도 아프다고 하시면, 우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단자해 드리십시오. 그리고는 엎드리게 한 후 본격적으로 허리에 침 놓으신 뒤 유침하면 됩니다. 효과 여부를 떠나서, 환자는 정성을 다하는 원장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을 것입니다.

환자의 가려운 곳을 꼭 미리미리 긁어주십시오. 특히 동네 한의원으로서 침 치료를 주종목으로 하고, 주로 노인들을 상대한다면, 손 한 번 꼭 잡아드리면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환자에게 정성을 다해 보십시오.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옵니다. 감동 받은 환자는 다음 번에 올 때 혼자 오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끌고 옵니다. 이것은 그 어떤 돈 드는 마케팅 광고보다 더 강력합니다. 친절은 장비보다 낫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은 환자를 춤추게 합니다. "와, 침을 정말 잘 맞으세요. 잘 참아주셔서 제가 침 놓기가 참 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멘트는 환자의 기분을 끌어 올려주고, 원장님의 점수를 끌어올리는 비법입니다.

환자와 함께 웃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보십시오. 다정한 유머는 환자의 아픔을 녹입니다. 유머감각은 잘 되는 한의원의 비결입니다. 환자와 함께 호탕하게 한 번 웃을 수 있는 멘트를 많이 준비해 두십시오. 환자와 웃는 시간이 많을수록, 환자의 마음 속에, ‘이 원장님 참 따듯한 분이시다’는 느낌이 자기도 모르게 형성됩니다.

그동안 연재를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

이재성/ 한의사. LK연구소 소장(lkm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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