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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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42)
  • 승인 2009.12.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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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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腎勝格
腎氣 운행의 비정상적 작동 다스리는 치법

腎勝格의 구성과 의의
장상론 상 腎은 藏精하는 先天之本으로서 허해지기만 할 뿐 실해질 수는 없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명제가 사암침법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腎을 사하는 치법은 성립될 수 없으므로 腎勝格은 운용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장상론의 논리를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경맥론에 투영시킨 것입니다. 경맥의 허실이 장부의 본태적 허실을 항시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사암침법에서 정격이나 승격이 전제하는 상황 역시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腎無瀉法이란 腎精을 손상시키는 치법을 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따라서 腎勝格은 남아도는 腎精을 덜어내 腎氣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腎氣의 운행에 부하가 걸려 비정상적으로 항진되어 작동하는 상황을 다스리기 위한 치법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腎勝格의 적응증은 마치 출력이 높지 않은 모터가 무리한 작동 중 과도한 부하가 걸려있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腎勝格: 太白, 太谿 보; 大敦, 湧泉 사


太白, 太谿 보: 脾經과 腎經의 原穴을 보하는 배오로서 脾-腎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능적으로 腎에 대한 부익작용을 발휘하여 腎에 걸린 부담을 완화시켜 줍니다. 최소한 脾-腎의 원혈을 보한다는 차원만으로도 腎勝格 무용론은 잠식시킬 수 있습니다. 大敦, 湧泉 사: 肝-腎의 井穴을 사하는 배오입니다. 따라서 腎氣의 불안정시 하초에서 유발된 기의 충역을 다스려 혈기의 동요를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素問․ 厥論>에서 少陰之厥하게 되면 ‘口乾, 溺赤, 腹滿, 心痛’한다고 하였습니다. 厥이란 특정 병위에 혈기가 갇혀 소통되지 않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足少陰經은 “循喉嚨, 挾舌本” 하며 그 분지가 “從肺出絡心, 注胸中” 하므로 혈기가 少陰의 병위에 갇혀 소통되지 않으면 상부로 충역하게 되면 ‘口乾, 心痛’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足少陰經의 所生病으로 언급된 ‘口熱, 舌乾, 咽腫, 上氣, 嗌乾及痛, 煩心, 心痛’ 등과도 상통합니다. 즉 足少陰經이 불안정해져 혈기가 충역하면 두면부나 인후를 비롯한 흉부에서 그 이상이 반영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때 심한 경우 신경정신학적 이상 징후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素問․ 大奇論>에서 “二陰急爲癎厥”(二陰은 少陰을 의미)이라 한 것이나 足少陰經筋의 병증으로 癎, 瘛, 痙이 언급된 것은 이를 반영합니다. 한편 ‘溺赤, 腹滿’은 하초에서 혈기가 울체된 양상을 반영합니다. 보통 이런 상황들이 腎勝格의 적응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종합해 보자면 腎勝格은 少陰의 영역에서 울체된 혈기가 비정상적으로 충역하는 상황을 다스리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腎은 原氣의 근원이므로 그 기운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腎氣가 불안정하면 하초에서는 혈기가 울체되고 少陰의 영역을 타고서 상초로는 충역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腎實證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少陰의 영역에서 혈기가 충역하여 유발된 두통, 두정부의 열감이나 상기감, 안면통, 치통, 인후통, 동계, 흉심통, 煩躁, 手足熱 또는 수족궐랭 등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心正格 적응증에서 나타나는 桂枝증의 상충과는 허실의 차이가 있고 보통 그 정도나 양상이 심한 편입니다. 제 경험 상 腎勝格의 적응증은 대개 尺脈이 浮大有力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흔치는 않으나 腎正格을 운용하고서 상열감이나 번조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대개 腎勝格의 적응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상인에 대한 사암침법을 적용하는 문제는 이론적으로 적잖은 무리가 있으나 腎氣의 과부하로 표현되는 상태는 주로 소음인들에게서 잘 나타나므로 상대적으로 소음인들에게 腎勝格이 운용될 기회가 많다고 봅니다. 이는 脾-腎의 연계 고리 이상으로 병증이 나타나는 소음인들의 생리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즉 腎大脾小로 표현되는 소음인의 체질적 특징은 하초의 腎局에서 중․상초의 脾局으로 상승하는 양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을 항상 지니게 됩니다.

腎局에서 脾局으로의 양기의 소통 불리로 인해 脾局에서는 양기의 부족이 나타나는 반면 腎局에서는 울열의 현상을 만들어 외견 상 열증으로 표출되는 腎受熱表熱病이 나타나게 됩니다. 양기의 상승불리에 의한 울열증은 腎陽困熱에 의한 鬱狂證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병기가 腎勝格의 적응 병기인 腎의 과부하에 의한 혈기의 충역과 유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腎勝格은 소음인들의 외감기에 나타나는 두통, 몸살, 신열, 인후통 등이나 허로에서 기인한 병증에 다양하게 운용될 수 있습니다.

腎溢과 腎勝格(Ⅱ)형
<仁齋直指方>에서는 水脹에 대해 “脾土가 濕을 받아 腸胃에 水가 들어차고 피부에 넘치며 배 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漉漉有聲)가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오른다”고 하였습니다. 脾(土)가 약하여 水를 제어하지 못하므로 수음이 腸胃에 정류하여 ‘漉漉有聲’이 발생하며 수음이 상부로 범람하여 凌心하는 상황까지 이르니 怔忡과 喘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사암은 이러한 水脹의 병기를 ‘腎溢’이라 하였는데, 이는 腎主水 기능의 부전으로 수음이 하초에서 상부로 범람함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심부전이나 심장성 천식의 상황에서 극심해 집니다. <素問․ 藏氣法時論>에서 腎病의 징후로 언급한 ‘腹大, 脛腫, 喘欬, 身重, 寢汗出, 憎風’이 이에 해당합니다.

한편 ‘腎溢’의 병기에 의한 수종이 천증을 동반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世醫得效方>에서는 “凡水腫, 大喘氣粗不食, 乃腎水盈溢上行, 旁浸于肺也, 不治”라 하고 <千金方>에서는 부종으로 발바닥이 평평해질 정도(足下平滿)가 되면 傷腎한 것으로 회복하기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水脹의 치법으로 ‘水分 사; 太白, 太谿 보; 經渠, 復溜 사’가 제시되었습니다. 사암은 ‘腎溢’의 병기에 의한 수음의 범람상태를 일단 腎實의 상황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정체된 수음이 腎에 과부하로 작용하는 상황을 다스리고자 腎正格의 보사를 뒤집은 腎勝格(Ⅱ) 형을 운용한 것입니다. ‘經渠, 復溜 사’는 腎의 영역에서 기원한 사기가 상역하여 水가 肺로 범람하는 것을 다스립니다. 글쓴이의 경험 상 이 치법은 복진 시 하복부의 저항과 압통이 현저하며 척맥이 滑大하며 부종 시 호흡이 가쁜 느낌을 받는 경우에 좋은 효능을 보입니다. 이와 관련된 芝山의 임상례를 살펴보겠습니다. 水疝에 해당하는 병증을 다스린 예입니다.

“어떤 남자가 온몸이 크게 부었다가 外候가 거의 다 사라졌으나 음경과 음낭만은 여전하였다. 이 때가 여름철인지라 心虛와 同證이지만 바로 痢疾의 餘證으로 腎水가 범람한 것이므로 太白, 太谿를 보하고 經渠, 復溜를 사하였더니 하루만에 효험이 있었고 1度만에 쾌차하였다.”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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