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전 1세기 목간의 醫書도 전시
일본 최초 동양의학 연구기관이자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 지정
‘동양의학 자료전시실’ 한방서적 등 중?일 한방역사 일목요연 소개
복도엔 300여점 한약과 침구 관련 자료들 진열해 일반인 관심 유도
일본 키타사토(北里)대학 동양의학총합연구소(kitasato-u.ac.jp/toui-ken)는 일본에서 손꼽는 한방 연구기관이다. 동양의학총합연구소의 주관인 키타사토연구소는 1914년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에 의해 설립된 사립 의학연구소이다. 1972년 설립된 동양의학총합연구소는 일본 최초의 종합적 동양의학의 연구기관으로 알려져 있고 또 일본 최초의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도 지정된 바 있다.
키타사토연구소 병원 신동의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에 동양의학총합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2층에는 아담한 규모의 '동양의학 자료전시실'이 있고 복도에 한약 진열장을 설치해 놓았다. 중국 3,000년 한방 역사와 일본의 에도, 쇼와시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는 한방 역사와 그를 뒷받침하는 한방서적을 사진과 패널의 전시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명대 의성 장중경 선생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설명에 따르면 중국, 일본에 현존하는 장중경 화상 중 가장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집품으로 목간(木簡)의 醫書도 전시하고 있다. 중국 북부에서는 목간, 중국 남부에서는 죽간(竹簡)이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 전시품은 중국 간쑤성(甘肅省)에서 출토된 기원 전 1세기 때의 醫方書로서 30개의 처방과 100여종의 약물이 수재되어 있어 귀한 유물일 것이다. 약용식물에 대해 그림을 곁들여 가며 저술한 중국 한방책도 보인다. 이 책이 펼쳐진 전시 부분을 보니 인삼 그림과 명칭을 소개하고 있었다.
전시실의 벽에는 ‘중국의학의 형성과 3대 고전의 성립’ ‘황제내경과 침구' ‘신농과 본초학' ‘장중경과 상한론, 금궤요락' ‘6조 수당의학과 일본' ‘송원의 의학과 일본'과 같은 제목 아래 설명이 나와 있다. 이 같은 자료는 kitasato.or.jp/toui-ken/history/igakusi.htm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특히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다른 지면을 통해 다루어 보았던 중국 마왕퇴에 관한 사진과 자료도 나타나 있었다. 중국 후난(湖南)省에서 기원 전 1세기 때의 가족묘지인 '마왕퇴'가 발굴되어 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는데 이 묘에서 출토된 것 중 가장 시선을 끈 부분이 3,000여 점의 유물과 함께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무덤 주인여자의 미이라이다. 향모, 난초, 신이, 고량강, 계피, 산초, 고본, 두형, 생강의 9종 한약도 발견되었다. 여인을 해부하여 사망 연령과 혈액형, 질병, 사망 원인 등을 조사했는데 이 수술과정의 생생한 사진이 설명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 여러 패널 중 두드러져 보인다.
전시실 밖의 복도에는 한약과 침구 관련 자료를 진열하므로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그 중에는 쑥뜸에 관한 자세한 자료가 있는 점이 흥미롭다. 쑥의 정제와 종류 그리고 쑥을 약으로 제조하는 공정과정이 도표를 통해 잘 설명되어 있다. 300여점 가까운 한약 전시품들이 진열장 안에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동물한약인 사향 섬소 합개 별갑 토별갑 호골 용골 영양각 천산갑 녹편이 보인다. 그리고 유황 자석영 적석지 웅황 한수석 석고 석결명 종유석 활석 황토 등의 광물성 한약도 구비하였다. 많은 식물한약 중에서는 일본이 원산인 죽절인삼 표본이 눈에 띈다.
규모가 작은 한방 자료실이지만 이곳이 일본의 유명한 한방기관이므로 가볼 만하다. 이 연구소를 찾아가자면 도쿄 전철인 도쿄메트로 남북선과 도에이미타(都營三田)線의 시로카네다카나와(白金高輪)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된다. 걸어가기엔 좀 먼 듯하다.
글ㆍ사진 /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박종철 교수
1. 동양의학 자료전시실 내부
2. 목간 의서
3. 진열장에 보관 중인 죽절인삼
4. 호골
5. 용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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