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원장님 그러니까 요지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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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원장님 그러니까 요지가 뭡니까?
  • 승인 2009.11.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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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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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원장님 그러니까 요지가 뭡니까?

“발표자 여러분 한의학이 우수하다는 말은 알겠는데 한의학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 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주장의 요지가 뭡니까?”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방산업 활성화를 통한 세계시장 진출 전략’ 포럼 중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답답하다는 듯 위와 같은 말부터 꺼냈다. 이어 그는 “한의사들이 주장하는 법안은 자신들의 이해와 권리만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일 뿐 타당한 근거가 부족하다. 정책 입안에 대한 한의계 관계자들의 이해와 경험이 무척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복지가족위원회 간사로서 한의계의 이러한 모습에 답답함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질타를 이어갔다.

언뜻 백 의원의 이날 발언내용만 보면 한의계로서는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 같이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이 행사에 참석해 축하인사만 하고 급히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날 백 의원은 토론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좌장까지 맡았다. 3시간 가까이 자리를 함께 한 국회의원에게 한의학의 육성과 지원 필요성을 주지시킬 절호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긴 고사하고 오히려 질타만 받다니 씁쓸한 마음이다.

그동안 한의계는 유독 타 보건의료단체에 비해 정책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늘 시달렸다. 언제까지 대한민국 의료인인 한의사들이 정책 입안자나 정부 당국자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읍소해야 하고 ‘한의학=민족의학’이라는 대국민 정서에 호소만 하고 있어야 할까? 어느덧 한의사들 사이에도 정부로부터 한의학은 정책적 홀대와 소외를 받고 있다는 모호한 피해의식마저 팽배하다. 백 의원의 말처럼 한의계 스스로 내부적 혁신을 통해 정책 입안에 대한 이해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

한의계 이익을 대변하는 주장은 한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아니고서는 현실적으로 입안이 어렵다. 타 의료에 비해 한의사 출신 공직자는 국회의원 1명에 복지부 소속 3명, 식약청 1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한의계는 정부 정책과 보건의료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학습과 한의학이 사회 공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개발하고 적극 홍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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