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생기면 의료기관을 찾게 되고 의료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러한 병이 발생하면 당연히 양방병원을 찾겠지만 만약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서양의학의 우산 밑에서 살아 왔다. 즉, 우리가 진료하기 어려운 병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양방 병원으로 넘겼다. 물론 서양의학 기관에 응급처치 기술이 발달한 탓도 있겠지만 우리들의 안일한 생각과 기술개발의 미진에 근본 원인이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한의학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왔다. 물론 아직까지 서울대학교에 한의과 대학이 없는 등 한의학의 차별이 없지 않지만 십수 년 전 한의학을 말살하려던 시절에 비하면 여건이 많이 향상된 것만은 사실이다.
오늘의 한의학이 있기 까지는 뜻있는 한의인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꼭 한의인들의 노력만으로 한의학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된 것은 아니다. 원래 한의학이 우수한 학문이고 한방이 우수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의 항생제가 이미 한계를 들어내기 시작한 지는 오래 되었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면 당연히 한약을 써야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한방에서 빨리 역학 조사단을 파견하여 앞날을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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