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파우치 CPT재질 충격에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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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파우치 CPT재질 충격에 약해
  • 승인 2009.10.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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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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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중 훼손 시 책임소재도 문제
가정주부 임 모씨(대구 달서구)는 지난 7월 부모님께 드릴 한약을 처방 받아 택배주문을 신청했다. 며칠 후 부모님 집으로 한약이 배송됐지만 막상 택배상자를 열어보니 한약파우치 몇 개가 터져 탕약이 지저분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화가 난 임 모씨는 택배회사에 항의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배송과정에서 택배기사가 취급을 잘못한 경우로 회사는 책임이 없고 택배기사에게 변상하라는 답변 뿐이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2005~2008년까지 택배운송 과정 중 상품이 훼손된 불만신고 사례는 3240여건에 달한다. 이 중 한약파우치 훼손 및 변질에 대한 불만접수는 총 72건으로 사후조치 대부분은 택배회사 책임 54건, 한의원 책임 9건, 미해결 7건, 기타 2건 등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원외탕전이 활성화돼 한약택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송사고 발생 시 이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이 택배회사 약관 상 불분명하게 규정돼 있고 파우치에 대한 내구성을 비롯한 안전성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약을 비롯한 배즙, 양파즙, 개소주 등 건강기능식품을 담는 파우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규격’에 따른 고시기준에 따라 제조된다. 고시에 따르면 파우치는 PE(폴리에스테르)를 주성분으로 제조해야 하며 고온 가열하는 열전도 검사를 통해 유해환경 호르몬 및 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한약 제조 시 사용되는 비닐 파우치 재질은 반드시 PE 계열의 수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PE의 경우 미국 FDA나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가열을 하더라도 환경호르몬 발생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안전한 재질로 인정 받고 있기 때문이다. J모 파우치 제작업소는 “2중지는 공급단가가 33원이고 3중지는 50원이라는 차이가 나지만 내구성과 보존성 측면에서 더 뛰어나 요즘 대부분의 한의원은 3중지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표준약관 소비자 보호권리 주장 필요
무엇보다 한약에 대한 이미지가 중시돼야

문제는 몇몇 한의원에서 제작하는 CPT(Color Picture Tube)라는 재질의 파우치다. 제기동에서 10여년 간 파우치를 제작한 업자는 “요즘은 소비자들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몇몇 한의원에서는 다양한 색상을 입힐 수 있는 CPT 재질 파우치를 사용한다”며 “CPT 재질의 파우치는 발로 밟아도 터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지만 갑작스러운 충격에는 약한 단점이 있어 물류과정에서 떨어트리거나 던질 경우 파손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한의원에서 한약택배사고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가끔씩 소비자단체에 접수되는 불만사례 대부분은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H모 택배회사 관계자는 “전문 한방상품 택배회사는 하역과정에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에어쿠션 같은 완충장치를 만들어 놓는 등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이지만 일반 택배회사는 업계 현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한방택배전문회사가 특화돼 있지 않고 배달지역도 서울․경기권이 대다수이다 보니 한약에 대한 세심한 취급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사고가 발생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택배표준약관을 살펴보면 ‘제18조 (책임의 시작)-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에 관한 사업자의 책임은 운송물을 고객으로부터 수탁한 때로부터 시작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고발생 시 소비자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에 문의한 결과 택배 및 퀵서비스업 이용 시 운송 중 발생한 상품의 훼손이나 분실에 대한 피해보상은 선불 시 운임 환급과 훼손 된 상품에 대한 보상금을 지불하게 돼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훼손된 한약이 소비자에게 심어줄 부정적인 이미지다. 백은경 해마한의원장은 “한약이 배달과정 중 파손된 채 환자에게 보내진 적이 있다”며 “당시 택배회사에서 전액보상을 해줬지만 환자가 한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을까 우려스러웠고 배송과정에서 한약파우치가 훼손되면 환자가 수령하기 전에 즉시 반송시키는 물류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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